수출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주요인중 하나가 생산성을 웃도는 높은 임금
때문이라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지난87년부터 94년까지 우리나라의 임금상승률을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5배에서 35배나 높다는 재정경제원의 보고가 있었다.

여기에다 우리상품 수출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중 임금부분이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무역협회의 분석결과를 볼 때 우리의
고임금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경쟁국에 비해 아직은 기술부족으로 "품질경쟁력"이
취약한 처지여서 거의 전적으로 "가격경쟁력"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업계, 그리고 근로자측이 적정한 임금수준
유지를 위한 대책마련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간 우리경제의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공동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근로자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청된다.

지금에 와서 콩과 팥을 구분할 생각은 없지만 지적하고 싶은 것은 기업측의
태도다.

급격한 임금상승이 경영측면에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지난7~8년 동안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에 대한 각성과
분발이 촉구된다.

앞으로 기업들은 임금상승분을 흡수하기 위한 자동화와 품질고급화를
서두르고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기 위한 생산 및 자재관리의 합리화,
소수정예에 의한 조직체계 개편등에 힘을 기울인다면 고임금때문에 수출이
감소하는 어려움은 겪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

재경원의 보고와 무협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업계, 그리고 근로자측이
다같이 고임금구조가 초래한 심각한 위기국면을 깨달아 그 대책을 마련
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동민 < 경기 성남 분당 야탑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