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여야 3당대표와의 오는 19일 청와대 오찬회동은
청와대의전상 그다지 색다른 메뉴는 아니다.

대통령이 외국순방을 마치면 항상 3부요인과 여야대표, 국무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순방결과를 설명하는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에도 청와대측은 귀국전에 이미 17일 국무총리오찬, 당대표보고
18일 김용준 헌재소장오찬, 19일 국무위원조찬 3부요인오찬 등의 순으로
순방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계획하고 있었다.

여야 3당대표 회동을 당초 계획에 넣지 않았던 것은 야당의 반응이
귀국시까지 불확실, 반응을 확인한뒤 초청하려고 했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물밑대화결과 야당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3부요인
오찬을 3당대표 오찬으로 변경했다.

3부요인중 윤관 대법원장이 외국출장중이어서 김수한 국회의장만 3당대표
회동에 포함시키면 따로 3부요인 회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전상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김대통령과 여야 3당대표와의
회동이 주목을 받는 것은 최근의 정국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남미순방을 마친 김대통령의 정국구상이 어떤 형식으로든지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대권행보가 가속화되고 있고,
정기국회에서의 여야격돌이 예상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아무래도 경제난 극복이 가장 커다란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난을 정치이슈로 삼고 있는데다가 중남미순방도
전적으로 경제외교에 치중, 경제얘기 이외의 이야기는 별로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김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와관련한 얘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폭발적인 인플레, 외채증가, 끝없는 노사분규, 성장정체 등으로 알려진
중남미경제가 "중남미병"을 극복하고 있는데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귀국인사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피나는 노력을 하는 중남미
국가의 발전을 향한 국민적 의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며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국가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는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고 경제발전을 지원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정치와 행정이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오찬회동에서도 김대통령은 이같은 점을 여야대표들에게 설명하고
우리경제가 다시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기업과 근로자,
여야 정치권 등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당부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