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유가 벤젠함유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새 휘발유를 내놓고 한달간
가격인하에 들어간다고 발표하자 정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쌍용의 "공격적" 마케팅이 자칫 가격인하전과 품질논쟁에 불을 붙이지
않을까 우려돼서다.

특히 유공 LG정유 한화에너지 등 선발3사는 쌍용의 한시적 할인이
지난 94년처럼 가격인하전으로 번지지 않을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LG정유 관계자는 "신제품출시에 따른 한시적인 판촉행사인 만큼
정유사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쌍용의 할인행사가 연장되거나 다른 업체가 동참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유공 관계자도 "내년 1월1일 유가자유화를 앞두고 정유업체들 사이에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환차손 등으로 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가격인하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또 쌍용의 이번 제품이 휘발유 품질 논쟁을 촉발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쌍용을 제외한 정유4사의 벤젠함유량이 대체로 1.5~2.9%정도로 대기환경
법상의 기준치를 만족하고 있긴 하지만 쌍용이 1%의 우월성을 들고 나올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LG정유 관계자는 "전체 방향족유분 함유량을 따져야할
것"이라며 벤젠만 줄인다고 공해유발요인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기존 업체들의 반응을 예상한 듯 쌍용정유 윤수길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제품은 환경규정을 충분히 만족시켜가며 품질을
고급화하겠다는 쌍용의 의지표현일뿐"이라며 "가격인하전이나 품질논쟁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