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생활시스템연구소 김달웅이사는 생산현장 사원으로 출발, 국내
전기.전자산업의 핵심기술자립기반을 다지는데 크게 공헌했다.

사계절 사용가능한 전천후냉장고 김장독냉장고 카오스세탁기 더블데크VCR,
물걸레청소기등 LG전자 간판상품개발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에어컨용 스크롤 압축기"를 세계
최고수준의 성능으로 국산화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제품은 생산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려대 인천대 부산
공업대등과 8년여에 걸친 공동연구 끝에 개발한 것으로 산학연협력의
전형적인 성공사례로도 꼽히고 있다.

스크롤 압축기는 기존 왕복동식이나 로터리식과는 달리 바깥쪽에서 안쪽
으로 선회하며 냉매를 압축, 중앙부분으로 집중해 보내는 방식의 차세대
압축기다.

이 제품은 에너지절약형이나 대체냉매형 에어컨개발에 필수적인 핵심부품
으로 미일등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꺼리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

따라서 국내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소요물량 모두(96년기준 360억원)를
수입해 써야 하는 형편이어서 국산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LG는 수입대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진출을 목표로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
접목시키는데 주력했다.

지금까지 압축기의 누설방지구조, 고효율모터등과 관련한 108건의 독자개발
기술에 대해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중이며 8건의 논문도 발표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컴퓨터지원엔지니어링(CAE)기법을 활용, 최적의 형상설계를 구현함으로써
소음을 69dB(데시빌)이하로 끌어내렸다.

이는 세계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는 미코플랜드사 제품에 비해 5dB이상
낮은 것이다.

3차원 컴퓨터이용설계(CAD)기법으로 진동 역시 코플랜드사제품과 비슷한
수준인 50미크론m 이하로 유지할수 있도록 했다.

모터의 효율도 1.2%가량 높였으며 코플랜드사 제품과 동일한행정체적에서
많은 가스의 압축이 가능하도록 설계, 체적효율을 2.4%정도 높였다.

고정및 선회스크롤이 항상 일정한 틈새를 유지하도록 하고 이 틈새에
특수 가동형 실링부재를 삽입해 기계적 마찰에 대한 내마모도를 향상시켰다.

공동연구팀과 협력해 고절삭성 소재를 개발, 고정밀.고능률 가공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수작업이 필요한 압축실의 조립능력을 높이기 위해 정밀조립
공법및 장치도 개발해 접목시켰다.

또 압축기 셸내부의 각부품을 고정하기 위해 필요한 고강도 주철플러그
용접공정도 개발했다.

핵심기술뿐만 아니라 부품및 소재의 국산화도 일궈냈다.

핵심부품중 하나인 전기강판의 특성을 정밀분석,이번에 개발한 스크롤
압축기에 가장 적합한 전기강판을 만들어냈으며 냉매에 부식되지 않는
동선도 개발했다.

회전축 제작에 쓰이는 알루미늄궤및 압축기특성을 만족시키는 스크롤주물
재질개발에도 성공했다.

열전달특성 진동 소음등의 특성에 적합한 압축기케이스용 강판은 물론
내냉매용 절연물의 일부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생산가격(대당 12만원)을 수입경쟁제품보다 10%이상 낮출수
있었다.

LG는 이 압축기를 내년부터 선보이는 중소형급 슬림형 에어컨을 중심으로
확대채용하는 한편 국내 에어컨생산업체에도 공급, 올한해 360억원의 수입
대체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에어컨중 이압축기를 장착한 에어컨은 지난해 전체
에어컨생산대수 85만대중 14%인 12만대에서 2000년에는 130만대중 35%인
45만대선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수입대체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LG는 또 수출시장도 적극 개척, 내년도에 110억원, 98년에는 150억원어치의
물량을 수출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압축기를 채용한 에어컨의 세계시장규모는 지난해 전체 에어컨시장
3,000만대중 12%인 370만대에서 2000년에는 4,000만대중 30%인 1,2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출물량 역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