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근로소득세의 세수 증가율이 종합소득세에 비해 2배를 넘어 상대적
으로 봉급생활자의 호주머니가 세무당국의 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17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에 근로소득자들로부터 거두어 들
인 근로소득세는 모두 5조7백84억원으로 94년의 3조7천5백11억원보다 35.4%
증가했다.

이는 전체 소득세 징수액이 11조2천78억원에서 13조6천1백82억원으로 21.5%
늘어난 데 비해 훨씬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지난해의 종합소득세 징수액은 2조8천9백45억원으로 전년의 2조5천2백
32억원에 비해 겨우 14.7% 증가하는 데 그쳐 근로소득세 증가율이 종합소득
세 증가율의 2.3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세 증가율이 종합소득세 증가율의 2.3배에 달한 것은 이른바 "유리
지갑"으로 일컬어지는 근로소득자들의 호주머니는 거의 1백% 노출돼 세무당
국이 세금을 손쉽게 거둘 수 있는 데 비해 사업소득, 이자, 배당, 부동산임
대, 근로, 기타 소득을 모두 포함하는 종합소득세는 징세가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4~95년의 경기활황에 따라 사업소득과 근로자 임금이 동시
에 크게 늘어났으나 세수증가율은 근로소득세가 종합소득세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지난 94년에도 근로소득세는 전년보다 25.3% 늘어난 데 비해 종합소득세는
13.1% 증가에 그쳐 증가율이 약 2배에 달했다.

한편 지난해의 양도소득세는 1조7천6백12억원으로 94년의 1조5천7백70억원
보다 11.7% 늘어나는데 그쳤고 이자소득은 3조1천6백72억원으로 전년의 2조7
천5백69억원보다 14.9%, 배당소득은 3천3백44억원으로 전년의 2천8백76억원
에 비해 16.3%가 각각 증가했다.

또 기업들의 명예퇴직제 또는 조기퇴직제 등의 도입확산과 관련, 퇴직금에
대한 소득세가 지난 94년의 경우 전년보다 47.4%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8백66
억원으로 전년의 5백13억원보다 68.8%나 크게 늘었다. < 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