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8일 재경위와 국방위 내무위 등 9개 상임위를 열어 지난해 세입.
세출결산및 예비비지출 내용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이날 상임위에서 여야의원들은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들을 상대로
주먹구구식 세수추계와 방만한 예산운용및 전용, 예비비 사용기준 등
예산집행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국방위에서는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 국방부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고 작전상황과 군의 방위태세 등을 묻고 대책을 논의했다.

[ 국방위 ]

국방위에서 이양호 국방장관은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오늘 새벽 동해안에
북한 잠수정이 침투, 일부 병력이 상륙한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군.관.민
합동으로 대간첩작전을 진행중"이라고 보고.

이어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정화언 작전차장은 "좌초된 60t급 잠수정을
통해 10~12명정도가 침투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잠수정이 침투중 좌초된
것인지 훈련중 좌초된 것인지는 좀더 조사해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

한편 예산사용과 관련, 박정훈의원(국민회의)은 "지난해 방위력 개선
사업비중 23억원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전용됐다"며 전용이유를
추궁.

[ 내무위 ]

내무위 김충조의원(국민회의)은 "내무부가 지난해 전국 15개 시도에
교부한 특별교부세 4천9백86억여원중 37.3%인 1천9백59억원이 영남지역에
편파적으로 배정됐다"면서 배분기준을 추궁.

김의원은 "특히 지역현안사업비의 경우 부산 대구 경남.북등 영남지역에
전체의 40.6%인 8백25억원이 배정된 반면 호남과 충청에는 각각 3백98억원
(19.5%)과 3백28억원(16.1%)이 배정됐다"면서 "지역불균형을 가속화시키는
특별교부세의 편파적 배분을 중지하라"고 촉구.

이에 대해 김우석 내무장관은 "특별교부세는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는
해당지역에 중점 지원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치단체별로 균등하게
배정되기 어렵다"면서 "특별교부세를 공개할 경우 지역간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전면공개는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재경위 ]

재경위 김병태의원(국민회의)은 95년 세수초과분은 4천4백6억원이나
"95년중 추가경정예산에 편성된 초과세수 1조8천9백32억원을 감안하면
당초예산보다 훨씬 많은 2조3천3백38억원에 달한다"며 정부의 비과학적인
세수추계를 질책했다.

김의원은 이어 "근로소득세의 증가율이 사업소득 배당소득 등 기타 소득세
보다 높은 35.4%에 달한다"며 "징수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국민세금부담의
형평차원에서 근로소득세를 종합과세에서 분리하고 세율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원길의원(국민회의)은 "특별회계및 기금의 적자 증가율이 일반회계
흑자증가율을 능가하고 일반회계 흑자경영을 통해 특별회계의 적자를
보전하는 재정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별회계와
기금중 명칭과 기능이 유사한 군인연금특별회계및 기금, 체신보험특별회계
및 기금, 양곡관리특별회계및 기금 등은 통폐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또 국세수입의 이월액 규모가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95년에도 과다하게 세수초과징수를 했다는 비난을 회피하고 장기급랭이
우려되는 올해의 세수신청이 낮아질 것을 대비해 여유자금으로 활용키 위한
고의적인 것 아니냐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정세균의원(국민회의)은 95년 재경원 소관 연구개발비 예산 7억3천만원중
69.5%인 4억8천9백만원만이 지출됐다면서 연구개발비의 40%가량이 실제
용도에 쓰이지 않고 전용 또는 이용됐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 농림해양수산위 ]

농림해양수산위 정일영의원(자민련)은 도로등 교통시설 특별회계중 항만의
원활한 확충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항만계정이 있는데 이중 대부분이
항만개발비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항만개발비가 합리적 근거없이 일부
항만에만 집중투자되는 현상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완구의원(신한국당)은 어장정화선사업과 관련, 경상북도가 보조금
24억6천여만원을 전액 반납, 사업을 포기했다면서 기존 정화선 운영의
미비점과 향후 계획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기타 법사위원회의 박찬주의원(국민회의)은 95년중 법무부가 징수불능
처리한 추징금 총액은 7백22억여만원으로 연간 국가배상금 총액(87억4천여만
원)의 8백26.7%에 달한다며 이는 국가 세수결함을 야기시키는 것은 물론
벌금형 추징금형을 받은 수형인에 대해서는 국가 형벌권및 형의 실효성이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문제공위의 길승흠의원(국민회의)은 95년 광복50주년 기념예술행사와 관련,
총20억여원의 예비비를 배정받아 19억여원을 지출했다며 이 행사가 예산
회계법 21조에 명시된 "예측할수 없는 예산외의 지출"이었는지 예산초과
지출이었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위의 김홍신의원(민주당)은 국가보훈처의 관리부실로 보상적용
대상자가 아닌 사람에게 잘못 지급되는 보상금이 95년 한햇동안 2백21건
8억원에 달한다면서 이중 미회수금도 4억1천만원에 이르는 등 보훈대상자
관리가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 이건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