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유의 "공격적" 마케팅이 휘발유 가격인하전에 불을 당길 수
있을까.

쌍용정유가 2년여만에 저벤젠 신제품 휘발유로 "반짝 세일"이지만
가격을 인하하면서 정유업계에 가격인하전이 재연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쌍용의 싸움걸기에 기존 4사가 맞대응 않기로 해
당장 가격 전쟁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유공 LG 한화 현대등 4개정유사 대표들은 쌍용이 휘발유 가격인하를
발표한 17일 오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환차손등으로
어려운 처지에서 제살깎기 경쟁은 지양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산부 관계자도 "쌍용의 경우는 사은행사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가격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할인기간을 연장할 경우는 정유업계의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쌍용의 가격할인은 일방적인 사은행사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정유사들이 "쌍용도 한달짜리 판촉행사라고만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가격인하전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유가자유화를 불과 1백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으로 시장을 좌우하는 경쟁이 벌써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특히 현대정유가 17일 쌍용정유와 똑 같은 내용의 가격인하내용을 갖고
통산부에 신고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져 그같은 관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휘발유 가격인하전이 본격적으로 점화될 가능성은 적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얘기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