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세 <산업연 워싱턴지원장>

미국은 지난8월에 공화.민주 양당이 전당대회를 치루고 각자 자기당의
대통령후보를 공식적으로 확정지움으로써 11월5일 대통령선거를 위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공화당은 캔사스주출신의 노련한 정치인인 밥돌 전상원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또한 부통령후보로는 뉴욕주 출신의 진보적 보수주의자인 잭 캠프
전주택장관을 각각 지명해 현재 민주당의 빌 클린턴대통령과 앨
고어부통령의 백악관고지를 탈환하려 시도하고있다.

지난6일자 워싱턴 포스트트지에 의하면 클린턴 대통령의 지지도는
51%인 반면에 돌후보는 37%에 불과,2차세계대전에 참전해 부상당한
애국용사인 돌후보가 73세의 고령으로 정력적인 캠페인을 벌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당선을 점치는 사람들은 아직 많지않은것 같다.

클린턴 대통령의 젊고 신선한 이미지와함께 공화당지배하의 의회양원을
상대로 힘겨운 정치를 하면서도 지난4년간 비교적 무난했던 국정수행능력과
안정성장을 하고있는 경제상황등이 그만큼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듯하다.

이번 선거의 쟁점은 전통적으로 양당간의 이슈인 가족중시정책, 재정
적자감소 및 균형, 시회복지정책개선, 마약단속 및 청소년범죄예방,
불법이민단속문제 등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초반전이라고할수 있는 현재 부각되고있는 가장 주된 쟁점은
돌후보가 선거공양으로 내세운 "15%세금 전면삭감안"에 대한 찬반
논쟁이라할수 있다.

80년대초 레이건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내세웠던 30%세금 전면삭감안을
연상시키는 15%세금삭감안은 이를통해 기업활동을 활성화시켜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개인소득증대와 고용창출효과를 얻는동시에 예산균형도
달성함으로써 과거 미국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하는 돌후보의 승부수라고
할수있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클린턴후보는 세금삭감과 예산균형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쫓기란 불가능한 일일뿐만 아니라 굳이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려고 한다면 사회복지예산을 대폭 축소시킬수 밖에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공급주의 경제학과 레이거노믹스의 정책실험에서 입증된대로
고금리와 경기불활 그리고 엄청난 재정적자의 누증만 초래하는 실패한
정책의 재탕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클린턴후보는 재임기간동안 레이건-부시행정부의 유산인 재정적자를
지속적으로 줄여왔으며 복지예산을 삭감하지않고도 정부살림을 규모있게
줄여 예산균형을 달성시키겠다고 공약속한다.

또한 21세기 기업가적 정보화시대를 열기위해 교육과 환경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고교졸업생이 전원 2년제 전문대학에 갈수있도록 대학문을 넓히고
학교에서 컴퓨터를 통한 정보초고속도로 이용이 교실의 칠판만큼이나
보편화되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내세운다.

진보적 중도노선을 걷고 있는 클린턴후보와 중도보수주의자인 돌후보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20세기 마지막 대통령을 뽑는 미국으로서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이화함께 유일강대국으로서 미국이 갖는 세계적위상으로 볼때 세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않다.

클린턴후보는 이번 대통령선거의 중요성과 의미를 100년전 미국이
19세기에서 20세기로 진입할때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성공적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오늘의 부강한 나라를 이루었듯이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21세기 정보화시대를 열 수 있는 대통령으로서
적절한 역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미국선거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 양당후보의 정견이 충분히
노출되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대외정책, 특히 대회수역정책에 대해서
양후보가 아직 뚜렷한 견해를 밝힌바 없어 예견하기 힘들다.

그러나 양당의 기존 정당과 정책을 기초로 유추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만약 돌 후보가 당선된다면 레이건 대통령시절과 같은 상황을 상상해
볼 수가 있겠다.

즉 세금삭감과 정부기능의 축소에 따른 민간투자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이것은 주로 내수중심의 경기활성화로 미국의 대외 수입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우리를 비롯한 미국의 교역 상대국가들이 대미수출여건은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정적자도 지속으로 고금리와 달리 강세등이 예상되며 이는
미국의 무역수지악화를 초래할것이어서 우리나라등 교역상대국에게
적지않은 통상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우리가 겪었던 대미통상문제를 되돌이켜 보면 이런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겠다.

한편 클린턴이 재선된다면 어느당이 의회를 장악하느냐에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기조의 정책틀이 기본적으로 유지되는 선거에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을 펼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를 지속적으로 감소시켜 금리를 하향안정화시키는 동시에
수출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정책을 통해 무역수지적자축소에 힘쓸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달러 약세에 기초를 유리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미국의 교역상대국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수출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은 대미무역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므로 심각한 통상압력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지만 정보통신등 미국이 경쟁력을 갖고있는 부문에서는
개발압력이 여전할 것이다.

우리도 미국의 선거를 예의 주시,선거 결과에 따라 경제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파악해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