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후보경선론을 펴며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김상현 지도위의장이 이번에는 김총재의 "경제제1주의"를 의식한듯
이례적으로 경제현안에 대한 소신과 처방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는 김의장이 자신의 취약분야로 평가돼 왔던 경제부문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김총재가 최근들어 경제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당내경선을 앞두고 "경제논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김의장은 19일 저녁 중앙대 산업경영대학원에서 가진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특별강연에서 "우리경제의 핵심문제는 고비용보다는 저효율"
이라면서 산업구조의 고도화실패, 산업공동화, 고임금과 고금리, 경제의
이중구조, 중소기업문제 등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김의장은 "경제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우리경제의 산업활동이 수평적인
영역은 넓지만 수직적인 깊이가 너무 얄팍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모색돼야 할 것"이라면서 "기업의 경영행태가 단순조립생산에서 벗어나
하나의 우물을 깊이 파는 쪽으로 바뀌어야만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룰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의장은 이어 "경쟁력과 관련하여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정부가 아직도
비싼 금리와 공장부지가격 높은 물류비부담에 대해 실효성있는 근본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정부부터 비효율을 털어내기 위한 대대적
수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의장은 "경제의 이중구조 심화로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확대되면서 생산과 소득의 이중구조가 소비의 이중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면서 "현재의 시장구조를 소수의 중소기업이 다수의 대기업에 제품을 파는
형태로 바꿔야 문제를 해결할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문희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