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인터뷰] 박상희 <기협중앙회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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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되는 기회의 땅" "지구상의 마지막 남아있는 거대시장"으로
일컬어지는 중남미.
김영삼대통령의 이번 중남미순방은 세계최대의 부존자원을 지닌 중남미의
무한한 시장에 대한 진출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순방은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중소기업들에 큰 희망과
가능성을 안겨주고 있다.
중소기업들에게 중남미지역은 현재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부각되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구조와 함께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판매부진난을 극복할
수 있는 유망 투자대상지역이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인건비, 낮은 지가라는 투자메리트외에도 미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용이하게 파고들수 있는 우회전진기지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중남미순방에 김대통령과 함께 동행한 박상희 기협중앙회장(45)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집무실에서 만나보았다.
=======================================================================
[ 대담 = 이기한 < 산업2부장 > ]
-긴 여행이라 피곤하셨을텐테 여독은 풀리셨는지요.
"17일밤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젊어 이 정도는 이겨낼수 있습니다.
나이로 보아 한창 일할때 아닙니까"
-중남미쪽 여행은 처음이시지요.
많은 것을 보고 오셨을텐데.
우선 현지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어떻습니까.
"상당히 호의적입니다.
우리상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데 비례해 자동차 가전제품등을 중심으로
한국상품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서민층에서는 한국산제품을 값싸고 질 좋다고 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 국가들이 경제성장정책을 본격 추진하면서 한국의 발전경험을 중시,
우리나라와의 경협확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중남미는 한국의 지구반대편에 있는 지역입니다.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우리와 가까워질수 있는 셈이군요.
"이번 순방에 동행한 경제인들은 모두 경제적 신대륙을 새로 발견한 느낌을
받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사실 방문자체가 오히려 시기적으로 늦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중남미가 우리나라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로 아직 비중이
낮습니다.
이는 중남미경제가 그간 부진했던데다 지리적거리, 문화적차이등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순방을 계기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순방 5개국의 경제상황은 어떻습니까.
"중남미경제는 90년대들어 경기회복세가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 91-94년
기간중 평균 3.4%의 성장을 이뤘습니다.
95년엔 멕시코금융위기의 여파로 0.6%의 저성장을 기록했으나 96년에는
다시 성장세가 회복, 약 3.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요.
특히 브라질은 93-95년 활발한 생산투자에 힘입어 평균 4.7%의 성장을
이뤘고 96년에도 3.1%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칠레역시 꾸준한 개방정책과 거시경제적안정을 바탕으로 89-95년 기간중
평균 6.9%의 고성장을 지속해 왔고 96년에도 6.7%의 성장이 기대되지요.
페루는 93-95년 평균 8.7%의 고성장을 보인데 이어 올해에도 4.9%정도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안정화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이들 나라들이 90년대들어
성과를 거두고있는 것이지요.
아르헨티나는 91년4월 이래 미달러화와의 태환법을 제정한 이후, 브라질은
94년7월 미달러화에 대한 신통화 레알화의 최저가치를 보장하는 이른바
"레알플랜"(Real Plan)을 도입한 이래 인플레를 안정시켰습니다.
95년 중남미지역전체의 인플레는 25%로서 70년수준으로 떨어졌지요.
그러나 이같은 안정성장의 기반이 마련되는 가운데서도 경상수지악화, 외국
자본유입에 따른 현지화의 실질적인 가치상승, 실업을 포함한 사회적비용등의
새로운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와의 경제관계는 지금까지 어땠습니까.
"95년 우리나라의 대중남미수출은 94년의 64억달러(총수출대비비중 6.7%)
대비 14.6% 증가한 74억달러를 기록, 90년 21억4백만달러에서 95년까지
2백50%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남미 수출의 특징은 품목이 가전제품 섬유류 철강제품 자동차
등에 편중돼 있지요.
우리나라업체들이 다수 투자진출해 있는 멕시코 중미 카리브지역의 대미
우회수출을 위한 부품수출을 제외하고 나머지국가로는 거의 완제품위주의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무역수지는 지난87년에 흑자로 반전된 이후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지요.
특히 한국의 총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90년이후 오히려 이 지역에 대한
무역수지흑자폭은 더욱 확대돼 한국의 무역수지악화방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95년엔 3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요"
-중남미가 거대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소득수준이 낮아 실질구매력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들 국가중 가장 큰 시장규모인 브라질의 경우 우리나라의 80년대와
경제사정이 비슷합니다.
최근들어 안정화 민영화 규제완화 무역자유화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경제
자유화정책을 통해 성장을 하고 있고 달러가 통용돼 앞으로 북미지역과 한
경제권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이들 나라는 외국기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대폭 개방하고 있고 경제
호전과 자유무역의 확대등으로 투자환경이 개선돼 새로운 투자유망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지요.
대규모로 전개되는 공기업의 민영화도 외국자본의 투자기회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중남미국가들이 우리와 멀기는 해도 교통통신수단의 급속한 발달로 충분히
극복할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입장에서도 자원내셔널리즘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국가경제를 건강히
운영키 위해서는 이들 국가들과 교역을 확대해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교민들을 많이 만나셨지요.
"교민들은 정보부재등으로 기업을 꾸려나가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었습니다.
현지의 중소기업지원창구가 전혀 없는 탓이지요.
특히 현지주재외교관에 대한 불만이 많이 나왔습니다.
외교도 전통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나 현지진출기업및 교민들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통상외교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사관과 KOTRA(무역진흥공사)의 기능도 보다 활성화해 이들 교민들을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이들 교민들이야말로 한사람 한사람이 조그마한 중소기업입니다"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지요.
"우선 9만명에 달하는 교민들을 모두 중소기업이라 생각하고 최대한의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교민들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한국제품의 판촉요원이기 때문이지요.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곧 시장공략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길입니다.
특히 국내섬유산업에서 중남미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계절의류상품재고는 중남미에서 소화되고 있지요.
현지교민을 잘 활용한다면 대구의 섬유산업을 살릴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섬유산업뿐 아니라 기계류등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들 교민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파나마 또는 브라질 상파울루에
대규모 물류기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류기지없이는 생산시설투자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중남미가 현지는 물론 북미를 공략할수 있는 기지로 활용될수 있다는 것을
감안할때 판매조직의 확보와 함께 물류기지가 생긴다면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것입니다.
이와 함께 국내은행을 진출시켜 현지교민들이 금융을 활발하게 이용할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어떤 방법으로 진출해야 하는지요.
"직접 투자의 경우 지금까지는 중간재 부품등을 우리나라에서 생산한뒤
이를 가져다가 현지에서 단순조립하는 방식이 대종을 이뤄 왔지요.
그러나 최근엔 이들 각국이 역내 통합의 일환으로 현지부품조달비율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는데다 우리입장에서도 지리적으로 멀어 현지조달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남미각국의 기계공업수준이 낮아 우리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할때 중간재및 부품생산기업가의 동반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농공분야 식품산업 과수농장에의 진출등은 대단히 유망한 분야이다.
역내국가의 비관세혜택을 받는 메이드 인 메르코수르를 위해 60%의
원부자재가 현지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중소기업의
진출가능성은 더욱 희망적이지요.
중소기업들이 진출할때는 단독투자보다는 현지 유력중소기업을 파트너로
하는 합작투자가 바람직합니다"
-방문기간중 개인적으로 박회장에게 들어온 사업제의는 없었는지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건설업을 한다고 하니까 SOC관련 제의가
들어오더군요.
2차선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고 사용료를 받고 유지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페루에서도 해안도로건설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
-중남미는 80년대 한때 엄청난 인플레에 시달리는등 고통스런 국가로
낙인찍히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교훈이 있다면.
"중남미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기회의 땅"이지만 치열한 경쟁지역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할일은 정상외교의 성과를 차질없이 실천해 나가는 일이라 생각
합니다.
이는 1차적으로 정부와 기업의 몫이지요.
이지역 진출에 성공하기위해서는 우리가 그들보다 더 땀을 흘려야 합니다.
사치 과소비 무사안일등이 팽배해 있고 고비용 저효율구조인 오늘의 현실
로는 결코 이 지역을 뚫고 들어갈수 없습니다.
중남미가 겪었던 80년대의 뼈저린 실패경험을 교훈삼아 우리도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얘기이지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힘을 결집시킬때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게 될것입니다"
-국내 중소기업의 현지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계획이 있다면.
"조만간 중소제조업자들을 업종별로 모아 중소기업투자사절단을 조직,
파견해 남미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자원이 풍부한 지역인 만큼 철강 비철금속 선박수리등 다양한 업종에서
접근해 봐야지요.
대기업들의 현지 지사들도 현지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시도하는 업체들에
정보를 제공해 주는등 지원역할을 해줬으면 합니다.
기협중앙회는 앞으로 KOTRA와 협조해 남미진출에 필요한 정보를 중소기업에
제공할 계획입니다"
-주제를 좀 바꾸겠습니다.
현재 무역수지가 크게 약화되는등 국내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중소기업계의 당면과제는 무엇입니까.
""경쟁력이 약하다"와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가 현재 중소업계가 처해
있는 최대의 과제이지요.
중소기업은 현재 판매부진과 재고누증으로 판매대금의 회수가 원활하지
않아 체감경기는 경제지표상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좋지 않은 것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같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하지요.
고비용구조와 금융환경의 개선, 대,중소기업간의 협력체제공고화가 시급
합니다"
-중소기업활력회복을 위한 고비용구조의 개선책을 제시해 주시지요.
"중소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경쟁국수준으로
인하하고 한은의 총액한도제를 개선, 중소기업에 대한 상업어음재할인제도를
확대해야할 것입니다.
특히 금융기관의 물적담보 대출관행으로 근저당설정비등 금융부대비용이
높으므로 신용대출의 확대와 함께 꺾기관행이 시정돼야할 것입니다.
공장용지가의 안정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국유지를 활용, 임대전용공단을
조성하고 공단조성시 제세및 부담금을 완화해야지요.
SOC를 조기확충하고 개발제한구역내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물류단지조성
과 전시판매장설립이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의 경영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방안은.
"우선 현재 논의되고 있는 노동관계법이 기업경영효율화를 위한 방향으로
개정돼야 합니다.
또 기업의 기술개발지원을 위해 신기술제품의 판로확보및 기술담보제
활성화가 요구되지요.
기업인의 사회복지제도인 소기업복지공제제도를 도입, 기업인의 경영의욕을
고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리=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
일컬어지는 중남미.
김영삼대통령의 이번 중남미순방은 세계최대의 부존자원을 지닌 중남미의
무한한 시장에 대한 진출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순방은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중소기업들에 큰 희망과
가능성을 안겨주고 있다.
중소기업들에게 중남미지역은 현재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부각되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구조와 함께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판매부진난을 극복할
수 있는 유망 투자대상지역이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인건비, 낮은 지가라는 투자메리트외에도 미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용이하게 파고들수 있는 우회전진기지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중남미순방에 김대통령과 함께 동행한 박상희 기협중앙회장(45)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집무실에서 만나보았다.
=======================================================================
[ 대담 = 이기한 < 산업2부장 > ]
-긴 여행이라 피곤하셨을텐테 여독은 풀리셨는지요.
"17일밤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젊어 이 정도는 이겨낼수 있습니다.
나이로 보아 한창 일할때 아닙니까"
-중남미쪽 여행은 처음이시지요.
많은 것을 보고 오셨을텐데.
우선 현지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어떻습니까.
"상당히 호의적입니다.
우리상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데 비례해 자동차 가전제품등을 중심으로
한국상품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서민층에서는 한국산제품을 값싸고 질 좋다고 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 국가들이 경제성장정책을 본격 추진하면서 한국의 발전경험을 중시,
우리나라와의 경협확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중남미는 한국의 지구반대편에 있는 지역입니다.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우리와 가까워질수 있는 셈이군요.
"이번 순방에 동행한 경제인들은 모두 경제적 신대륙을 새로 발견한 느낌을
받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사실 방문자체가 오히려 시기적으로 늦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중남미가 우리나라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로 아직 비중이
낮습니다.
이는 중남미경제가 그간 부진했던데다 지리적거리, 문화적차이등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순방을 계기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순방 5개국의 경제상황은 어떻습니까.
"중남미경제는 90년대들어 경기회복세가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 91-94년
기간중 평균 3.4%의 성장을 이뤘습니다.
95년엔 멕시코금융위기의 여파로 0.6%의 저성장을 기록했으나 96년에는
다시 성장세가 회복, 약 3.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요.
특히 브라질은 93-95년 활발한 생산투자에 힘입어 평균 4.7%의 성장을
이뤘고 96년에도 3.1%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칠레역시 꾸준한 개방정책과 거시경제적안정을 바탕으로 89-95년 기간중
평균 6.9%의 고성장을 지속해 왔고 96년에도 6.7%의 성장이 기대되지요.
페루는 93-95년 평균 8.7%의 고성장을 보인데 이어 올해에도 4.9%정도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안정화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이들 나라들이 90년대들어
성과를 거두고있는 것이지요.
아르헨티나는 91년4월 이래 미달러화와의 태환법을 제정한 이후, 브라질은
94년7월 미달러화에 대한 신통화 레알화의 최저가치를 보장하는 이른바
"레알플랜"(Real Plan)을 도입한 이래 인플레를 안정시켰습니다.
95년 중남미지역전체의 인플레는 25%로서 70년수준으로 떨어졌지요.
그러나 이같은 안정성장의 기반이 마련되는 가운데서도 경상수지악화, 외국
자본유입에 따른 현지화의 실질적인 가치상승, 실업을 포함한 사회적비용등의
새로운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와의 경제관계는 지금까지 어땠습니까.
"95년 우리나라의 대중남미수출은 94년의 64억달러(총수출대비비중 6.7%)
대비 14.6% 증가한 74억달러를 기록, 90년 21억4백만달러에서 95년까지
2백50%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남미 수출의 특징은 품목이 가전제품 섬유류 철강제품 자동차
등에 편중돼 있지요.
우리나라업체들이 다수 투자진출해 있는 멕시코 중미 카리브지역의 대미
우회수출을 위한 부품수출을 제외하고 나머지국가로는 거의 완제품위주의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무역수지는 지난87년에 흑자로 반전된 이후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지요.
특히 한국의 총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90년이후 오히려 이 지역에 대한
무역수지흑자폭은 더욱 확대돼 한국의 무역수지악화방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95년엔 3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요"
-중남미가 거대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소득수준이 낮아 실질구매력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들 국가중 가장 큰 시장규모인 브라질의 경우 우리나라의 80년대와
경제사정이 비슷합니다.
최근들어 안정화 민영화 규제완화 무역자유화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경제
자유화정책을 통해 성장을 하고 있고 달러가 통용돼 앞으로 북미지역과 한
경제권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이들 나라는 외국기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대폭 개방하고 있고 경제
호전과 자유무역의 확대등으로 투자환경이 개선돼 새로운 투자유망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지요.
대규모로 전개되는 공기업의 민영화도 외국자본의 투자기회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중남미국가들이 우리와 멀기는 해도 교통통신수단의 급속한 발달로 충분히
극복할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입장에서도 자원내셔널리즘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국가경제를 건강히
운영키 위해서는 이들 국가들과 교역을 확대해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교민들을 많이 만나셨지요.
"교민들은 정보부재등으로 기업을 꾸려나가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었습니다.
현지의 중소기업지원창구가 전혀 없는 탓이지요.
특히 현지주재외교관에 대한 불만이 많이 나왔습니다.
외교도 전통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나 현지진출기업및 교민들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통상외교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사관과 KOTRA(무역진흥공사)의 기능도 보다 활성화해 이들 교민들을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이들 교민들이야말로 한사람 한사람이 조그마한 중소기업입니다"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지요.
"우선 9만명에 달하는 교민들을 모두 중소기업이라 생각하고 최대한의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교민들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한국제품의 판촉요원이기 때문이지요.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곧 시장공략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길입니다.
특히 국내섬유산업에서 중남미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계절의류상품재고는 중남미에서 소화되고 있지요.
현지교민을 잘 활용한다면 대구의 섬유산업을 살릴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섬유산업뿐 아니라 기계류등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들 교민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파나마 또는 브라질 상파울루에
대규모 물류기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류기지없이는 생산시설투자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중남미가 현지는 물론 북미를 공략할수 있는 기지로 활용될수 있다는 것을
감안할때 판매조직의 확보와 함께 물류기지가 생긴다면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것입니다.
이와 함께 국내은행을 진출시켜 현지교민들이 금융을 활발하게 이용할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어떤 방법으로 진출해야 하는지요.
"직접 투자의 경우 지금까지는 중간재 부품등을 우리나라에서 생산한뒤
이를 가져다가 현지에서 단순조립하는 방식이 대종을 이뤄 왔지요.
그러나 최근엔 이들 각국이 역내 통합의 일환으로 현지부품조달비율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는데다 우리입장에서도 지리적으로 멀어 현지조달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남미각국의 기계공업수준이 낮아 우리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할때 중간재및 부품생산기업가의 동반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농공분야 식품산업 과수농장에의 진출등은 대단히 유망한 분야이다.
역내국가의 비관세혜택을 받는 메이드 인 메르코수르를 위해 60%의
원부자재가 현지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중소기업의
진출가능성은 더욱 희망적이지요.
중소기업들이 진출할때는 단독투자보다는 현지 유력중소기업을 파트너로
하는 합작투자가 바람직합니다"
-방문기간중 개인적으로 박회장에게 들어온 사업제의는 없었는지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건설업을 한다고 하니까 SOC관련 제의가
들어오더군요.
2차선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고 사용료를 받고 유지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페루에서도 해안도로건설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
-중남미는 80년대 한때 엄청난 인플레에 시달리는등 고통스런 국가로
낙인찍히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교훈이 있다면.
"중남미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기회의 땅"이지만 치열한 경쟁지역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할일은 정상외교의 성과를 차질없이 실천해 나가는 일이라 생각
합니다.
이는 1차적으로 정부와 기업의 몫이지요.
이지역 진출에 성공하기위해서는 우리가 그들보다 더 땀을 흘려야 합니다.
사치 과소비 무사안일등이 팽배해 있고 고비용 저효율구조인 오늘의 현실
로는 결코 이 지역을 뚫고 들어갈수 없습니다.
중남미가 겪었던 80년대의 뼈저린 실패경험을 교훈삼아 우리도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얘기이지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힘을 결집시킬때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게 될것입니다"
-국내 중소기업의 현지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계획이 있다면.
"조만간 중소제조업자들을 업종별로 모아 중소기업투자사절단을 조직,
파견해 남미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자원이 풍부한 지역인 만큼 철강 비철금속 선박수리등 다양한 업종에서
접근해 봐야지요.
대기업들의 현지 지사들도 현지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시도하는 업체들에
정보를 제공해 주는등 지원역할을 해줬으면 합니다.
기협중앙회는 앞으로 KOTRA와 협조해 남미진출에 필요한 정보를 중소기업에
제공할 계획입니다"
-주제를 좀 바꾸겠습니다.
현재 무역수지가 크게 약화되는등 국내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중소기업계의 당면과제는 무엇입니까.
""경쟁력이 약하다"와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가 현재 중소업계가 처해
있는 최대의 과제이지요.
중소기업은 현재 판매부진과 재고누증으로 판매대금의 회수가 원활하지
않아 체감경기는 경제지표상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좋지 않은 것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같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하지요.
고비용구조와 금융환경의 개선, 대,중소기업간의 협력체제공고화가 시급
합니다"
-중소기업활력회복을 위한 고비용구조의 개선책을 제시해 주시지요.
"중소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경쟁국수준으로
인하하고 한은의 총액한도제를 개선, 중소기업에 대한 상업어음재할인제도를
확대해야할 것입니다.
특히 금융기관의 물적담보 대출관행으로 근저당설정비등 금융부대비용이
높으므로 신용대출의 확대와 함께 꺾기관행이 시정돼야할 것입니다.
공장용지가의 안정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국유지를 활용, 임대전용공단을
조성하고 공단조성시 제세및 부담금을 완화해야지요.
SOC를 조기확충하고 개발제한구역내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물류단지조성
과 전시판매장설립이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의 경영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방안은.
"우선 현재 논의되고 있는 노동관계법이 기업경영효율화를 위한 방향으로
개정돼야 합니다.
또 기업의 기술개발지원을 위해 신기술제품의 판로확보및 기술담보제
활성화가 요구되지요.
기업인의 사회복지제도인 소기업복지공제제도를 도입, 기업인의 경영의욕을
고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리=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