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근 산악지대로 도주중인 것으로 파악된 무장간첩중 19일 오전
3명, 오후 3명 등 모두 6명을 사살한 군.경은 예상도주로에 대한 수색 및
정찰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지역주민들에 대해 거동수상자에 대한 즉각적인
신고를 거듭 당부했다.

군.경 합동수색대는 나머지 도주중인 무장간첩들이 포위망이 압축해
들어오는데다 식량부족과 이에따른 탈진 등으로 극한 상황에 처해 민간인에
대한 공격행위도 가능하다고 판단,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

한편 야간통금령이 내려진 강원도 강릉시 일원에는 이날 주간에도 오가는
인파가 급격히 줄어드는가 하면 동해안고속도로와 7번국도 등에도 차량
통행이 뜸해지는 등 전날에 이어 전시같은 분위기가 지속.

<>.19일 오전 10시께 무장간첩 3명을 사살한 전과는 육군 산악군단
불사조부대 정하욱소령과 4명의 사병 등 불과 5명의 장병에 의해 이루어져
우리 군의 높은 전투능력을 새삼 과시.

주민신고를 받고 지원병력을 요청할 겨를도 없이 망덕산 현장에 도착한
정소령과 장병들은 3발의 위협사격과 함께 투항을 권유했으나 무장간첩들은
권총으로 응사했고 이중 1명은 이 틈을 타서 도주.

장병들은 K-1소총으로 간첩들을 향해 총격을 퍼부었고 이들의 퇴로차단을
위해 6발의 유탄을 발사.

15분정도의 교전이 끝난뒤 응사가 없자 수색에 나선 장병일행은 바위
뒤에서 사살된 무장간첩 3명의 사체를 확인.

이들은 사살될 당시 밤색의 반팔 티셔츠와 청바지 등을 입고 있었다고
장병들은 설명.

<>.19일 오전 10시20분께 3명의 무장간첩을 사살한 강동면 임곡2리
망덕봉은 지난 18일 11명의 무장간첩이 집단 자살한 산성우1리 청학산에서
남서쪽으로 4km 가량 떨어진 태백산맥 능선으로 아군측이 예상한 도주로.

군.경수색대는 이날 날이 밝자마자 무장간첩들이 은신하고 있는 곳으로
예상된 임곡리 일대 깊은 계곡지역에 병력을 집중투입, 소탕작전에 나서
임곡 2리 단경골끝에 있는 해발 8백여m 망덕봉의 초입 부분에서 3명을
사살하는 개가를 올렸다.

한편 군수색대는 나머지 잔당들이 태백산맥을 타고 북쪽으로 도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주요 차단로에 병력을 집중 배치, 수색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국방부는 무장간첩 침투 2일째인 19일 오전 도주중이던 간첩 3명이
수색대에 의해 사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이양호 국방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수뇌부와 합참 간부들은 간첩사살소식에
"우리작전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며 우리측의 피해손실없이 신속하게 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

군관계자들은 당초 간첩들이 특수부대요원들인 점 등을 들어 완전 섬멸에
최소한 1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도주 무장간첩을 추적중인 군은 이번 작전에 특전사를 비롯한 특수
부대요원을 대거 투입하는 등 총력전에 돌입.

합참 작전관계자는 19일 "간첩의 도주가 예상되는 산악지대에 헬기로
특수부대요원들을 투입하는 한편 다른 보병부대 장병들은 포위망을 좁혀
"토끼몰이"하는 방식으로 작전을 펴고 있다"며 "포위작전시 1,2선은 군이,
3선은 예비군이 맡고 있다"고 설명.

이 관계자는 "과거 울진 삼척 공비사건당시 1공수부대가 북한에서 남파된
124군부대 무장공비들을 상대로 해 상당한 전과를 올린 바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작전에 투입된 병사들에게 1인당 1백20발 정도의 실탄과
수류탄 2발이 지급됐다"고 귀띔.

<>.이번 작전에는 합참의 지휘아래 육.해.공군 3군이 완벽한 공조체제를
갖춰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

합참에 따르면 육군은 낮에는 500MD와 UH-1H 등 경무장 헬기를 동원해
간첩들의 도주를 감시하면서 방송과 삐라로 투항을 권유하는 심리전을
병행하는 한편 해군은 강릉 인근 해안에 고속기동정을 띄워 해상 감시와
함께 구축함과 호위함, 초계함 등을 동원해 해상도주로를 차단.

또 공군은 합참의 지시에 따른 근접지원 작전을 위해 강릉과 원주,
예천 등 3개전투비행단에서 F-5 제공호를 대기시켜 놓은 상태.

<>.무장간첩 침투소식이 알려진 18일부터 강원도 강릉경찰서에는 수상한
사람에 대한 신고가 폭주해 경찰이 진위를 확인하느라 진땀을 쏟고 있다.

간첩침투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18일 오전부터 19일 오전
9시까지 강릉경찰서에 접수된 신고는 모두 27건.

경찰은 지금까지 접수된 신고의 80% 정도가 확인 결과 침투간첩으로는
보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마을 민가에서 물품을 약탈해 갔다거나
인근에서 수십발의 총성이 났다는 신고는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
군.경 합동수색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강릉경찰서에 접수된 신고 가운데 무장간첩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는 것은 18일 오후 9시 3분 강릉시 강동면 임곡1리 3반 이규택씨
집에 권총을 든 남자 1명이 들어와 옥수수 4통, 담배 2갑, 성냥 2갑을 요구,
이를 내줬다는 것과 19일 새벽 0시 45분께 강릉시 왕산면 목계리 5반
최상규씨 집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으나 열어
주지 않자 사라진 후 30여발의 총성이 들렸다는 내용이다.

군.경은 이같은 신고가 들어온 지역 주변에 아직까지 무장간첩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 이들 지역에 대한 수색정찰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신고에 대해서도 인근 파출소
인력을 최대한 활용, 신고접수 5분 이내에 직원을 현장에 출동시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강릉경찰서는 "도주한 무장간첩을 조기에 검거하는 데는 군.경의
수색 못지 않게 주민들의 신고가 필요하다"며 수상한 사람이 발견되면
인근 파출소나 112, 113번 전화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청학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11명의 무장간첩
사체가 19일중 현장 정밀조사를 거친뒤 군 관계기관으로 옮겨질 예정.

군 합동조사반은 이날 오전 8시 현장에 올라가 사체의 형태와 탄피 등
주변 증거물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여 자살 또는 타살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

<>.군 작전지역내 부대나 주요 기지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야간시간대 괴물체에 대한 아군의 무분별한 사격으로 인한 민간인 불상사
발생 우려가높아 대책마련이 시급.

이날 오전 9시 강릉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영동지역 합동 보도본부의
상황설명회에서 공군당국은 18일 오후 10시10분께 강릉비행장 북쪽 섬석천
일대에서 거동수상자 2~3명이 출현해 아군측이 10~20여발의 위협사격을
가했다고 공식 확인.

이 관계자는 "사격지역이 민간인 주거지역과 2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통금이 실시된데다 괴물체가 출현해 위협사격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혀 야간시간대 아군측의 사격에 의한 민간인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영동지역 민.관.경.군 합동 보도본부는 이날 오전 무장간첩의 은신
가능성이 큰 강동면 임곡리 지역과 주요 차단지역에 병력을 집중 투입,
수색작전 등을 다각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혀 8명의 무장간첩들이 침투
지역으로 부터 25km 이내 지역인 1차 봉쇄선 안에 포위돼 있음을 암시.

그러나 합동 보도본부측은 무장간첩의 예상 도주로에 대해 작전상 언급을
회피한 채 군의 봉쇄선안에 있다고만 밝히고 있으나 이날 새벽 이미 3차
봉쇄선에 군 지원병력이 추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소탕이 수월치 않을
전망.

<>.무장간첩 수색작전을 펴고 있는 군과 경찰이 보도문제를 놓고 서로
갈등을 빚는 바람에 취재기자들만 골탕.

잠수함 발견 첫날인 18일 현지에서 기자들에게 신속한 정보를 제공했던
경찰은 사건발생 이틀째인 19일에는 자료제공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상황실 앞에 초병까지 세운 채 함구로 일관.

경찰의 이같은 조치는 18일 새벽 1군사령부 김경득 민심처장이 강릉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과장 및 앞서가는 언론보도로 인해 작전에
지장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의 자료는 군측의 보도본부를 통해
제공될 것"이라는 발표가 있은 후 내려진 것이어서 잠수함 최초 발견자
및 늑장출동 시비로 곤욕을 치른 군이 보도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

이 때문에 기자들은 19일부터 시작된 보도 통제로 인해 갖가지 소문과
억측을 확인하는데 진땀.

한편 경찰은 사건발생 이후 현황 설명을 맡은 군에서 경찰의 활동을 전혀
거론해 주지않는 것에 대해 섭섭해 하는 표정.

<>.해군은 19일 좌초된 잠수함이 떠있는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대동마을
앞 해안에 함정 5~6척으로 하여금 부근 해상을 경계토록 한 가운데 이날오전
8시부터 잠수함 예인작업을 시작.

높이 2~3m 파도속에 예인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암초에 걸린 잠수함이
파도 물결에 따라 심하게 흔들려 위험스러운 상황을 연출.

예인작업은 잠수함에서 2백여m 떨어진 해상에 예인선 1척을 정박시킨
가운데 해군 구조대 SSU요원들이 소형 고무보트로 끌어온 로프를 잠수함
밑바닥에 걸치면서 시작.

해군 관계자는 "잠수함의 스크루 부분이 암초에 걸린 상태라 마구잡이로
끌어내면 밑바닥이 더 심하게 찢어져 아예 침몰할 우려가 있다"며 "우선
잠수함안의 물을 퍼내 부력을 높인 뒤 암초 주위의 모래와 돌을 어느 정도
제거해 예인하려고 한다"고 작업을 설명.

해군은 잠수함을 예인, 동해를 거쳐 포항이나 진해로 가 정밀조사를 벌일
예정.

<>.예인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부근 해안가 도로는 쏟아지는 비에도
아랑없이 많은 취재진과 차량, 주민 2백여명 등이 몰려 북새통.

주민들은 예인작업을 하는 해군 요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며
위험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때마다 안타까운 탄성을 지르기도.

주민 박춘자씨(72.여.강릉시 강동면 안인리)는 "어제 오후 7시께 비상
반상회를 한 뒤 통행금지에 걸려 밤새 외출을 못했다"며 "답답한 마음에
예인작업을 한다길래 구경을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