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체들이 세계 유명전자업체들과 첨단 전자제품을 동시에
개발해 동시에 시판하는 시대로 접어 들었다.

차세대 영상매체로 꼽히는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초막액정표시
장치(TFT-LCD)를 채용한 벽걸이형 TV, 네트워크 컴퓨터, 16배속 CD롬
드라이브 등이 이같은 품목의 대표주자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달 말께 차세대영상기록
매체인 DVD를 국내외에 시판할 계획이다.

DVD는 현재 일본 도시바와 파이오니어 등이 10월중 출시를 목표로 제품
개발을 진행중이고 소니 마쓰시타 필립스 톰슨 등도 올 연말 이전에
상품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과 LG가 11월 이전에 DVD를 시판하게 되면 도시바 등 규격통일에
참여한 업체들과 같은 시기에 제품을 출시해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샤프사와 TFT-LCD를 놓고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22인치급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이를 채용한 벽걸이형 TV를
상품화하는 중이다.

샤프 역시 14인치급 두개를 합친 28인치급 TFT-LCD를 개발, TV에 채용한
시제품을 최근 내놓았다.

LG전자는 또 단말기만으로 정보검색과 컴퓨터 기능을 담당하는
"네트워크 컴퓨터"를 올해중 상품화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의 오라클 IBM 애플 등도 이를 연내 상품화할 계획으로 있어
한.미 업체간 치열한 개발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역시 TV만으로 간단히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TV을
최근 시제작한데 이어 상업화를 서두르고 있다.

인터넷 TV는 제니스 히타찌 등이 올 연말 이전에 상품화할 계획으로
현재 연구를 진행중인 제품이다.

LG전자의 CD롬드라이브 개발속도는 선진국 전자업체들을 앞지르고 있다.

LG는 다음달 중 16배속 CD롬드라이브를 국내외에서 시판할 계획이다.

반면 미쓰미 마쓰시타 파나소닉 등 일본기업들은 현재 12배속 제품을
준비중이다.

이밖에 대우전자는 오라사 등이 포기한 차세대 영상장치인 AMA를
독자기술로 개발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국내 전자업체들은 선진기업들의 첨단기술을
베끼기 급급했지만 이제는 동시에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로까지 기술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