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저렴한 인건비인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한국기업들은 중국의 이 메리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북경에 있는 중앙민족대학의 손영선 교수(44)는 중국에 들어오는
한국업체들이 현지 사정을 잘 몰라 저임의 메리트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기업들은 상해나 심 등 대도시 지역으로 몰리고 있는데 이 곳의
인건비는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대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더 값싼 노동력을 구할수 있습니다."

대도시 이외의 지역은 교통과 통신사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는게 손교수의 말이다.

한국업체들은 중국변방이나 시골지역의 경제상황과 특성을 잘 몰라
의외로 좋은 사업길목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손교수는 그래서 "소수민족 경제"라는 책을 썼다.

지난 94년에 출간된 이 책은 중국내 소수민족들이 주로 살고 있는
124개 자치현의 인구와 교통 지하자원 특산물등 각 지역의 경제상황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

이 책은 20여권으로 이뤄진 "당대중국경제대사고" 전집중 한 권이다.

손교수는 자신의 저서가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에 다소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을 나타냈다.

책을 쓰기위해 자료를 수집하면서 중국의 변방지역에 자원과 특산물이
풍부한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면서 한국기업들이 대도시지역에만 공장을
짓지 말고 변방지역에도 한번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한다.

조선족인 손교수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구소련 및 중국민족교육지도자
연수" 프로그램 참석차 지난 5일 방한했다.

국내 유적지를 돌아보고 대기업을 방문하면서 조국의 발전상을
실감했다는 손교수는 18일 돌아갔다.

그는 한국기업과도 인연이 있어 최근 3개월동안 삼성그룹 북경지사에서
현지 중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