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들은 누구나 공기맑고 물좋은 전원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살고
싶어 한다.

이전에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전원에 멋진 별장은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이제는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교통도 좋아져 웬만한 사람이면
전원에 주택을 짓고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에따라 전원주택을 개발하거나 분양하는 업체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원주택은 별로 없고 단순히 외형적인 멋만을
추구, 전원주택의 흉내만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히 초원위에 집을 짓기만 하면 전원주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원주택이나 별장을 지을때는 주의할점이 꽤나 많다.

입지선정에서부터 좌향, 더 나아가 건축자재의 선택에 이르기까지 일반
주택과 달리 풍수이론을 가미하여 판단해야 한다.

보통 전원주택은 인적이 없는 강가, 바닷가, 또는 깊은 산골 등 산수나
수려한 곳에 지으려 한다.

하지만 전원주택지는 자연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탓에 도심의 택지와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산과 물을 끼고 있고 수목이 많기에 낮과 밤의 온도 및 기압차가 심하며,
주야로 바람이 불어온다.

이처럼 기온 및 기압의 변화가 심한 곳에서는 자연적으로 신체가 변화에
적응하기위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젊고 건강한 경우는 이런 변화에 별무리없이 견딜 수 있지만 나이가
들거나 병약해진 경우는 급작스런 변화에 적응하기가 어려워 결국 병이
악화되거나 쇠약해지기 쉽다.

나이들어 자연속에서 즐기며 살겠다고 산속이나 강가, 호수가에 전원
주택을 짓고 살다가 오히려 화를 입을 수도 있다.

또 신토불이라는 말은 전원주택을 지을 때도 적용된다.

요즘 전원주택의 건축자재를 수입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입주자에게 여러가지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4계절이 명확히 구분되어 추울때는 영하20도 이하로
떨어지고, 더울때는 영상40도를 육박하여 온도차가 60도를 넘나든다.

이러한 기후의 변화에서 자란 목재나 자재가 우리의 건축물에 맞는
것이며, 우리의 체질에도 적합하다.

하지만 수입 목재는 우리나라와 다른 기후아래서 자란 것이 대부분이라,
우리나라의 기후 변화에 적응치 못하는 것이 당연하며 특히 외장 건축자재로
적합치 않다.

이처럼 눈으로 보기에는 산수와 경관이 뛰어난 심산유곡이나 언덕,
해안이라 해도 별장이나 전원주택의 장소로서는 부적격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입주자의 특성과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목적을 잘 고려해서 입지와
건축자재를 선택해야 전원주택 생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 컨설팅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