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B씨는 50세의 여성으로 10여년전부터 두통을
앓고 있다.

그동안 주로 머리가 아프면 진통제를 사놓았다가 복용해왔다.

처음에는 하루 1알정도 복용하던 것이 이제는 5~6알 정도를 복용하게
됐고 그나마 얼마전부터는 약을 먹어도 별 효과가 없다.

B씨의 두통은 주로 앞머리와 뒷머리에서 시작되는데 심할 때는 전체적으로
아프기도 하며, 돌을 올려놓은 듯이 머리가 무겁고 끈으로 조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거의 매일 두통에 시달리며 아침보다 오후나 저녁무렵에 더 심하다.

밤에 잠을 이룰수 없는 경우가 많고 낮에도 간간히 머리가 텅빈듯한
어지러움을 느낀다.

일을 못할 정도로 두통이 심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될 경우 상당한 고통을
느낀다.

B씨의 경우는 만성두통으로 뇌에 이상이 생겼다고는 볼수 없는 과다한
스트레스및 긴장과 관련한 긴장성두통의 한예다.

연세대 의대 손영호교수(신경과)는 "만성 긴장성 두통환자 가운데
불안신경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동반하는 사람도 있다"며
"장기간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면 두통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또 "긴장성 두통은 대개 머리 혹은 목주위근육이 이완되지 않고 수축
상태를 지속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근육 마사지가 통증을 감소시키는데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긴장성 두통은 편두통과 달리 매일 두통이 일어나기 때문에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하기 십상이다.

갈수록 진통제를 늘려 사용하고 진통제를 끊을수 없으며 두통이 심해지게
된다.

이래서 약인성 두통이라고도 한다.

손교수는 "진통제복용을 중단한후 3주동안은 심한 두통과 금단증상으로
고생하지만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해소할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면 호전될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두통을 진통제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옳지 않고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쓸데없는 걱정 근심을 줄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

근육이 긴장해 칼슘이온이 과다하게 배출되면 근섬유가 지속적으로
수축하고 근육의 대사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혈관수축으로 혈류량이 준다.

이로 인해 근육속에서 근섬유가 뭉쳐져 통증유발점이 생긴다.

최근에는 머리와 목주위 근육에 있는 통증유발점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해
긴장성두통을 치료하는 방법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약간의 스테로이드를 혼용하면 치료효과가 높아진다.

스테로이드의 면역력저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감마글로블린을 추가로
주사하기도 한다.

여러가지 약물의 국소주입으로 통증유발점이 이완되기 때문에 긴장성두통을
치료하는 더욱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