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PCS와 지방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자들이 장비구매선 결정을 둘러
싸고 난항을 겪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PCS는 오는 10월말까지 장비공급업체로
2~3개사를 선정할 계획이나 경쟁사인 LG의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고민하고 있다.

한솔은 LG 삼성 현대 대우 한화 모토로라 루슨트테크놀로지 노던텔레콤등
8개사가 제출할 제안서를 심사,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나 기본적으로 국산
장비를 우선시할 방침이다.

한솔의 한 관계자는 국산장비 우선이라는 "명분"을 따르게 되면 국내업체중
기술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LG와 삼성등으로 장비공급선이 자연스럽게
압축돼 망운영기술등 각종 노하우를 LG에 넘겨 주면서까지 LG의 장비를
구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외국산장비를 구매하면 무역적자가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현상황
에서 국내의 비난여론에 부딪쳐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어 고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TRS사업자들도 사업계획서상의 장비공급선을 백지화하고 지오텍 에릭슨
모토로라등 3개사중 1개사를 장비공급선으로 공동 선정할 계획이나
정보통신부의 반대에 부딪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장비공급업체를 공동으로 선정하면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고
기술종속도 피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반해 정통부는 국민과의 약속인 사업계획서상의 장비공급업체를
백지화하는 것을 묵인할 수 없고 탈락한 업체가 이같은 변경을 비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장비공급선 변경은 불가하다고 밝히고 있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