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동력 만족도가 아시아 최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의 컨설팅업체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시(PEFC)가 최근 전세계 2백23명의
해외근무 기업경영간부들을 대상으로 한국, 미국, 일본등 15개국의 노동력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12위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PEFC는 각국 노동력의 <>질 <>임금수준 <>안정도 <>가용성등 4개항목에
대해 최고 0점~최하 10점으로 채점한 결과 한국은 4.58점의 부진한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력 만족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호주로 총 3.39점을 얻어 1위를 차지
했으며 영국(3.50), 필리핀(3.55), 미국(3.70), 스위스(3.76)등의 순이었다.

베트남(4.08), 중국(4.22)등 시장개방을 추진중인 사회주의권 국가들은
각각 6,7위로 중간수준으로 랭크됐으며 일본(4.40)과 대만(4.41)은 8위로
조사된 인도네시아(4.28)보다도 밀려 각각 9위와 10위에 머물렀다.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 4마리의 용으로 불리는 싱가포르(4.67)와 홍콩
(4.92)도 각각 13위와 15위의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태국(4.41)과 말레이시아(4.77)은 각각 11위와 14위로 조사됐다.

PEFC는 특히 한국, 싱가포르, 홍콩의 매니저및 기술인력 이직율은 지난
수년간 2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임금마져 급등하고 있어 외국기업들이
저임의 안정적 노동력을 찾아 다른 나라도 떠날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분석했다.

PEFC는 "아시아가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으로 외국인들의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라며 "노동력 만족도를 고려할때 아시아는
오히려 투자매력이 낮은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PEFC는 "지난해 미국의 대유럽 직접투자는 3배 증가한 반면,
대아시아 투자는 67% 증가에 그쳤다"며 "세계수준에 걸맞는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임금보다는 노동기술수준이 더 중요한 투자결정 요소"라고 설명
했다.

PEFC는 또 "아시아 노동상황의 최대 문제는 적정기술을 갖춘 숙련노동력이
부족으로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화학, 전력, 통신, 첨단전자등의 분야에서는 노동력부족 현상이 심각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