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23일 중남미 동행기업인들과의 오찬에서 "10% 경쟁력
높이기 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펼칠 것을 제시 경제난극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날 김대통령은 중남미순방결과를 설명하면서 "중남미순방은 이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결심하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전제, 이
운동의 전개를 비장한 어투로 강조했다고 오찬에 참석한 이석채경제수석은
전했다.

김대통령은 "나라전체를 뒤바꾼다는 기분으로 이 운동에 총력전을 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정부, 기업, 근로자등 국민 모두가 죽기살기로 총력전을
펼치면 경제난을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김대통령이 "10%"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고 경쟁력향상의 범국민운동
을 제창하고 나선 것은 우리경제의 고질적인 병패인 "고비용-저효율구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경제의 취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고비용-제효율구조"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 여러가지 의견은 많았지만 이를 타파할 "딱 부러지는
방안"이 제시되지는 못했던게 사실이다.

또 우리경제가 외구고가 비교해서 얼마나 "고비용-저효율구조"를 갖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된 적도 없었다.

다만 고금리, 고지가, 고물류비, 고임금등을 경쟁력약화의 요인으로 지적
하면서 이들 지표만 외국과 비교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들 고비용구조가 저효율체계와 결합, 국가경쟁력 전체적으로 봤을때
외국에 비해 얼마나 뒤떨어졌나는 제시하지는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김대통령이 제시한 "10%"라는 수치는 국가경쟁력을
지금보다 10%이상을 향상시키면 외국과의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목표제시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수석은 이와관련, "목표가 명확해야 각 경제주체들이 구체적인 방안들을
마련,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책임이 모든 경제
주체들에게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각 경제주체들이
할수 있는 모든 일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석은 특히 "대통령계서도 이같은 목표가 결코 쉽지 않은 어려운 목표
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히고 "정부 경제계 근로자등 국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석은 "10%"라는 수치를 목표로 제시한데는 일본 엔화와 원화의 환율
구조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엔저현상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아래
"10%"라는 수치가 나왔다는 것이다.

즉 현실적으로 1백엔당 8백원은 돼야 우리기업들이 경쟁력을 갖는데 반해
현재는 7백50원정도로 환율면에서 경쟁력상실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물가등을 감안할때 환율조정을 쉽게 할수 있는 여건은 아니기
때문에 국내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든가 원가를 절감하든지 해서 경쟁력을
10%정도 올려야 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과는 반도체 전자 자동차등 주력수출분야에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과의 경쟁력비교가 "10%" 수치를 결정하는데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중남미순방중 "일본 엔화의 가치가 더 떨어지더라도 경쟁력을
가질수 있도록 경제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은 이미 이같은
"번국민적인 경쟁력향상운동"을 염두에 두었던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김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비용을 절감하든가 능률을 올리든가 해서
경쟁력을 "10%"이상 올리는 운동은 이제 막이 올랐다.

정부와 경제단체를 비롯한 사회 각분야에서는 실천방안마련에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경쟁력향상운동이 분위기조성에 그치지 말고 제도적 개혁과 규제철폐
등에서 어떻게 반영될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