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수술을 앞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척추.뇌혈관이상, 청각장애,
간 및 신장 기능저하 등 다양한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의 주치의는 22일 옐친 대통령의 심장수술이 너무나 위험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옐친 대통령은 자신의 심장수술이 9월말에 실시될 것이라고 말해 왔으나
심장수술 주치의 리나트 아크추린 박사는 이날 심장수술이 금주중 실시될
일련의 검진결과에 따라서는 오는 11월 중순이나 말까지는 실시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러시아 N-TV와 회견을 가진 아크추린 박사는 "수술이 최소될 수도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답변했다.

미국의 저명한 심장전문의 마이클 디베이키 박사를 포함한 옐친 대통령
의료진은 오는 25일 일련의 검진결과를 종합, 수술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옐친대통령의 고위 보좌관을 지낸 파벨 보쉬차노프는 AP TV와의
회견을 통해 65세의 옐친 대통령이 척추 이상, 청각장애 및 뇌혈관 이상
등의 문제로도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1년 7월 부터 92년 2월까지 옐친 대통령의 공보비서를 지낸
보쉬차노프는또 지난 21일 옐친 대통령이 그의 음주벽으로 악화된 간 및
신장의 이상증세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쉬차노프의 이같은 폭로는 옐친 대통령 보좌관들이 지난 여름 러시아
대통령선거유세 막판에 있었던 옐친 대통령의 심장발작을 은폐했다고
아크추린 박사가 시사한데 이어 나온 것이다.

보쉬차노프는 옐친 대통령이 척추 이상은 물론 심한 두통에 시달리며
중이염을 앓아 한 쪽 귀는 소리를 겨우 들을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보쉬차노프는 특히 옐친 대통령의 뇌혈관에 이상이 있다고 밝혀 그가
동맥경화증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는 또 옐친 대통령의 간과 신장에도 이상이 있다고 밝히면서 그 원인이
대통령의 음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보쉬차노프는 옐친 대통령에게 심장수술이 필요할 것이라고 처음 시사한
보좌관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크렘린의 주치의 세르게이 미로노프 박사는 지난주 옐친 대통령이
간및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이 심장수술을 복잡하게 만드는 다른 문제들을 지니고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미로노프 박사는 옐친 대통령의 합병증을 에워 싼 주장들을 일축하고 다만
"위험요소"가 있다고만 밝혔다.

미로노프 박사가 옐친대통령의 심장수술 의료팀장으로 지명한 아크추린
박사는지난 80년대 미 휴스턴에서 디베이키 박사와 함께 6개월간 심장시술
훈련을 받았으며 지난 88년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총리에 대한 심장
측관형성(바이페스)수술을 집도했다.

옐친 대통령은 만일 심장수술이 단행 될 경우 체르노미르딘 총리에게
핵통제권을 포함한 대통령권한을 이양할 것이라고 다짐한 상태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