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이봉구특파원 ]

미국정부는 앞으로 아시아 남미 등 신흥시장에 대한 통상압력을 가할 때
일본 유럽 등 다른 선진국들과 긴밀한 분업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미정부당국자의 말을 인용, "신흥시장
의 개방을 가속화하기 위한 선진국진영간의 협조와 역할분담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신흥시장국가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제재와 다른 선진국들의 무임승차
관행에서 탈피, 일본과 유럽연합도 신흥시장에 대한 개방압력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내에서 커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특히 최근 선진국들의 공통 통상현안인 인도네시아의
국민차생산계획과 브라질의 수입차관세인상 문제와 관련, 이같은 책임
분담론이 처음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정부에 대해서는 일본이 전면에 나서고 미국은
후방에서 이를 지원.동조하는 방식으로 선진국들의 다자간분업대응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통산대표부(USTR)의 한 관계자는 "자유무역체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의 자동차수입억제 정책은 세계무역기구(WTO)
에 마땅히 제소해야 될 사안"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일본의 이해
관가 가장 큰 만큼 일본정부가 먼저 제소하고 미국이나 유럽연합은 뒤따라
행동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미정부내 이같은 기류는 신흥시장과의 직접적인 마찰을 빚을 경우 먼저
진출해 있는 미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는데다 최근 선진국진영에서도 미
통상법 301조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