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도 < 울산대 교수 / 경영학 >

석유화학 산업의 기업비교 분석에서는 미국의 듀퐁과 한국의 LG화학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듀퐁은 석유에서 정밀화학까지 수직계열화 및 사업다각화가 잘 되어 있으며
나일론을 비롯한 수많은 신제품과 신기술을 탄생시켜온 세계 최대의
종합화학회사로서 최근에는 대대적인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고부가가치.
첨단사업 구조로 성공적인 변혁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합성수지 합성세제 등을 생산하여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발전을 선도해온 석유화학산업의 대표기업이자 국내 최대의
종합화학회사이다.

듀퐁과 LG화학의 매출액 규모를 비교해 보면 95년 현재 기업 전체 매출액
규모면에서 듀퐁이 3백76억달러로 LG화학의 48억달러에 비해 약 8배이나
석유화학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듀퐁이 1백2억달러(전체의 27%)로 LG화학의
17억달러(전체의 36%)에 비해 약 6배이다.

석유화학제품의 생산능력은 듀퐁이 연 8백만t으로 LG화학의 2백40만t에
비해 약 3배정도이다.

기초석유화학 제품중 가장 대표적인 제품인 에틸렌과 폴리에틸렌(PE)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듀퐁이 약 0.8%이고 LG화학은 0.6%로서 유사한 수준이다.

이와같은 양사의 주된 차이점은 듀퐁이 LG화학에 비해 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수출 및 내수시장이 균형돼 있으며 기술력에서 앞서고
세계화 정도가 높다는 것으로 요약해 볼수 있다.

첫째 생산제품의 구성면에서 듀퐁은 기능성소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1위인 제품이 전체의 65%에
달하고 있는데 반해 LG화학은 합성수지 부문(PVC,ABS,PS)에서 세계 10위권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제품이 전체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정도다.

둘째 시장구조의 측면에서 듀퐁은 내수(51%)및 수출(49%)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국가간의 상이한 경기 흐름 방향을 이용하여 수익변동 위험을 적절히
분산 시키고 있는데 반해 LG화학은 국내시장 의존도가 75%로 상당히 높기
때문에 국내경기의 변화에 기업수익성이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뿐만아니라
좁은 시장에서의 가격경쟁으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

셋째 제품기술력면에서는 듀퐁은 2백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기술
선도기업으로서 나일론 합성수지 폴리에서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TPA
(테레프탈산) 불소제품(냉매 폴리머)등의 시장점유율 세계1위인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반면 LG화학은 해외로부터 도입한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아직 세계1위 제품으로는 육성되지 못한 상태이고
합성수지 분야에서만 세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같은 기술력의 차이를 나타나게 한 요인으로는 우선 듀퐁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비율은 LG화학의 3.4%보다 낮은 2.8% 수준이지만
금액면에서는 6.7배, 연구개발 인력의 숫자에서는 9.3배라는 연구개발
기반을 가지고 있고 미국 국내에 40개소와 전세계 곳곳의 35개소에 설립된
R&D 센터를 통해 24시간 잠자지 않는 기술개발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 반해
LG화학은 국내 9개소, 해외 1개소에 R&D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넷째 세계화 정도에 있어서 LG화학은 석유화학제품 및 관련제품의 생산을
위한 해외공장이 8개국에 12개가 설립되어 있어 세계화의 초기단계이나
듀퐁은 세계 70개국에서 1백75개의 제조 및 가공시설을 갖추고 생산.마케팅
활동을 상호연결하는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