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중소기업의 경영애로 해결지원 과정에서 어느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을 만나 중소기업의 어려운 현실을 들었다.

그 기업은 대기업체에 부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인데 인건비 자재대등이
매년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는 거의 10년전과 동일하여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는 하소연이었다.

이 중소기업체와 거래하는 대기업은 납품가의 인상을 요청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인상을 미뤄 왔다.

그래서 세금체납 보험료체납 등으로 재산 압류사태에까지 몰리는 약자의
설움을 맛보고 있었다.

그래도 그 사장은 경쟁업체의 어려움에 비하면 다소 나은 편이라고
자조하며 20여명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을 수 없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유지하고 있단다.

납품업체의 속성상 관계요로에 진정도 못하고 단지 거래기업체의
선처만을 바라는 백발의 사장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그 대기업의
사장을 만나 호소하는 길 뿐이라고 말할수 밖에 없었다.

국제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요인이 여러가지이겠지만
바로 이러한 것도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산업공동화현상과 실업자의 증가를 우려하는 소리도 많다.

이러한 때 그 사장이 다시금 의욕을 가지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대기업의 선처를 바란다.

이남하 < 신용보증기금 직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