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는 군경합동수색대는 23일 야간매복 등
잔당소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잔당이 숨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칠성산의 산세가 워낙 험준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 무장공비 잔당 소탕작전을 지휘하고 있는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어제밤 강릉시 강동면 칠성산 부근과 안인진리에서 야간 매복작전을
전개했으나 현재까지 전과를 포함해 특이한 사항은 없다"고 발표.

군경수색대는 이에따라 빠른 시일내에 무장공비 잔당을 소탕할 수 있도록
최강의 정밀 수색 및 압박작전을 계속할 방침이다.

합참은 또 국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강릉, 주문진, 동해시의 경우
중심지는 오후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외곽지역은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까지, 기타지역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로 통행금지시간을
완화하고 <>어선은 22일 오후 4시이후 식별 신호기를 게양하고 공동통신망을
사용해 출항할 수 있도록 조치.

<>.국가보훈처는 23일 이번 무장공비 소탕작전중 전사한 이병희중사 등
3명과 중상을 입은 군인들에 대해서는 국가안보 수호를 위해 희생한 공훈을
기려 사망자에게는 1천만원, 상이자에게는 5백만원씩의 위로금을 보훈보상
자금에서 특별 지급키로 결정.

보훈처는 앞으로 대간첩 작전 등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전투과정에서
희생된 군경들에 대해서는 이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보훈처는 이와함께 이번에 전사한 군인 유족에 대해서는 군인연금법에
의한 사망보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국가유공자 예우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등록토록 해 보훈연금 및 교육.의료.취업지원 등 보훈
가족으로서의 각종 보상을 실시키로 했다.

<>.북한 잠수함이 좌초된 해안에 무장공비 침투와 6.25남침 사실을
확인하는 안보기념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기념사업회(회장 심재기.56)는 북한 잠수함이
좌초된 대포동 해안에서 1km 가량 떨어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산 33의6
일대 국유지 8만여평에 안보 기념관을 건립키로 결정.

기념사업회는 또 이번에 좌초된 북한 잠수함에 대한 해군의 정밀조사가
끝나는대로 안보 교육을 위해 좌초 해안으로 다시 끌고와 일반전시 활용을
민간차원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기념사업회는 지난 89년부터 한국전쟁 희생 1백만 민간인 영령을
위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해 왔으나 북한 잠수함 발견에 따라 내용을 일부
수정, "기념관건립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22일 국회 입법위원회에
접수시켰다.

<>.지난 68년 1.21사태 당시 무장공비로 남파돼 청와대 근처까지 진출했다
생포된 김신조씨(55.기독인 귀순용사선교회 이사장)는 23일 강원 강릉지역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관련, "도주중인 핵심공작원 2명은 이미 교전지역을
벗어났을 것"이라고 추정.

김씨는 "북한은 공작원 한 명을 양성하기 위해 수년간의 교육과 노력을
들인다"면서 "북한에서 거물급에 속하는 이들은 승조원(전투원)이나 안내원
수백명과 비교할 바가 못된다"라고 주장.

현재 교전을 벌이고 있는 잔당들도 공작원의 안전한 도피를 위해 교란
작전을 펴며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으로,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공작원을
제외한 승조원이나 안내원은 모두 공작원 보호를 위한 일종의 소모품이라는
것.

<>.무장공비를 설명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신고자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

이들은 취재진들의 계속되는 인터뷰 요청과 시민들의 지나친
관심표명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혹시나 모를 외부로부터의
신변위협에 대해서도 별다른 보호조치가 없다는 것.

잠수함을 최초로 발견한 이종규씨(37)는 "18일 이후 생업인 택시운전을
완전히 포기한채 이곳저곳을 불려다니다 보니 생활리듬을 잃어 버렸다"며
"이제는 조금 쉬었으면 좋겠다"고 토로.

또 지난 19일 오전 강원도 구정면 어단리 망덕봉 일대에 송이채취에
나섰다 숲속에서 공비를 발견, 군경에 신고해 이들을 섬멸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안상규씨(36)도 이씨와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생포공비 이광수를 신고한 홍사근(60) 정순자씨(53) 부부는 정신적
휴식을 위한 여행을 떠나 23일 노암 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된 공비침투
규탄 강릉시민 궐기대회장에는 불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강릉해안으로 침투한 북한잠수함을 동해항으로
예인해 1차조사 한 결과 우리의 3.5인치 로켓포와 유사한 대전차파괴용
RPG-7(휴대용 무반동포) 1정 등을 발견했다고 발표.

그러나 RPG-7의 포탄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생포된 무장공비 이광수(31)가
북한상어급 잠수함의 기본장비로 언급한 사정거리 8km의 1백7mm 방사포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

RPG-7은 소련 개발품을 북한에서 모방 생산한 것으로 북한 정규군 분대
장비지만 간첩선에 싣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NSP-2 조준경을
부착할 경우 야간사격도 가능하다.

합참 관계자는 "어제 잠수함을 예인, 내부에 들어차있던 물과 기름을
모두 뽑아낸 상태에서 잠수함 밑바닥에 대한 1차조사를 끝냈다"며 "앞으로
잠수함 성능의 정밀분석을 위해 한미합동기술팀이 기술조사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23일 북한이 인민무력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무장공비
도발사건을 "정상적인 훈련중에 있던 잠수함이 기관고장으로 좌초된 것"
이라고 주장하며 잠수함과 침투인원 전원의 즉각적인 송환을 요구한데
대해 "어불성설이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일축.

국방부 윤창노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발표, "북한측이 도발사건이
발생한지 6일이 지나서야 뒤늦게 이른바 "정상적 훈련" 운운하면서
"송환"을 요구한 것은 내외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대북 규탄여론을
조금이라도 희석시켜보려는 상투적인 기만전략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건은
훈련중에 일어난 단순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사건임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남파된 북한 무장공비들의 계급이 하나같이 소위 이상 장교로
구성된데다 나이도 평균 30세이상이어서 상당기간 특수부대에서 근무한
베테랑들일 것으로 군당국은 추정.

군관계자에 따르면 현행 북한군 특수부대의 복무기간은 10년인 일반
보병보다 2년 정도가 긴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또 특수부대원들은 통상 보병에서 4~5년 가량 복무한 사람들을 차출하는
것이 보통이며 이 경우 보병에서 사병으로 근무하다 특수부대에 전출되면
하사관으로, 또 하사관에서 전출될 경우엔 장교로 임관된다.

이에 따라 이번에 남파된 공비들의 나이가 평균 30세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상당기간 특수부대에서 근무한 베테랑들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북한군 특수부대의 생존훈련은 남한 특수부대에 비해 훨씬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특전사, 해군 수중폭파대(UDT/SEAL), 해병특수
수색대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특수부대들의 경우 통상적으로 산악지대에서
3박4일 정도의 생존훈련 과정을 거치지만 북한군 특수부대는 함경도와
강원도를 잇는 낭림산맥 등 험준한 지역에서 부대 단위로 10여일 이상 동안
솔잎 버섯 달래 산토끼 뱀 수액 등을 섭취하면서 상대편 추격대들의 추적을
따돌리고 은폐 엄폐 생존 도피 등을 하는 고난도의 훈련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초 김포를 통해 귀순한 최승진씨(29.전북한군 경보도지도국 산하
38항공육전여단 상사)에 따르면 부대 전체가 낭림산맥에서 실시된 생존술
훈련에 투입됐다 허기와 갈증으로 낙오돼 다른 부대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됐을 정도로 강도면에서 혹독하다는 것.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