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증권전산 시스템인 "시스템 2000" 도입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증권업협회는 23일 이날 오후 열린 증권사 사장단회의에서 약 한달간의
추가 시험가동을 거친후 "시스템 2000"의 본가동여부를 다시 논의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증권업협회는 새 시스템의 매매체결시스템 부분은 이상이 없으나 신공동
온라인 시스템상에서 발견된 고객계좌잔고불일치 등 문제점이 이날까지
해결되지 못해 프로그램의 수정및 보완 작업을 위해 도입을 미루게 됐다고
덧붙혔다.

이 시스템은 당초 추석연휴중 구증권전산 시스템과 교체돼 오는 30일부터
가동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시스템 2000" 가동일정에 맞춰 자체 시스템 개발을
추진해온 동서 쌍용 동원증권등 원장이관 3사(동서 쌍용 동원증권)는 각사당
100억원이상의 투자비용이 묶이는 손실을 입게됐다.

"시스템 2000"은 지난 92년 4월 도입이 처음 결정됐으나 실질적인 개발
작업은 지난해 3월부터 이뤄져 총 개발기간이 1년6개월에 불과, 시스템의
규모와 중요성을 감안할 때 개발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전산은 고객 계좌관리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몇일내 수정이 가능한 것으로 본가동을 미룰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대우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도입 연기를 강력히 주장, 그동안 논란을
빚어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10월말 시스템 본가동이 결정되면 시스템
교체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10월26일 하루동안 증권시장을 휴장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김용준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