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당국이 증권사의 상품주식평가손실 반영비율을 다시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번 상반기에 평가손실의 50%를 반영해야 하나
30%선으로 낮춰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은근히 흘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증감원이 증권사 상품유가증권 손실반영비율을 다시
낮추려는 것은 조령모개씩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증감원은 원래 증권사의 상품주식 평가손실을 지난해에 30%, 올해 50%
그리고 시가주의가 도입되는 내년에는 완전히 반영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시행 첫해인 지난해에 15%만 반영토록해 계획에서 한발짝
물러났었다.

그런데 올해 다시 반영비율을 낮춘다면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가제도의 도입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얼핏보기에 50% 반영비율이 많은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말에 상품주식 평가손실 8375억원의 15%인 1500억여원을
충당금으로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약 1조원의 평가손실 (8월말기준)중
35%인 3500억원만 손실로 잡으면 된다.

대외신용도를 고려한다고 하나 증권사보다 결코 대외신용도가 떨어져서
안되는 은행들도 상반기중에 주식평가손실의 50%를 실적에 반영했다.

증권사 사장들도 경영실적을 호도하는 명분없는 정책을 더이상 요구해서는
곤란하다.

<박주병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