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추분도 지나고 있다.

앞으로는 밤의 길이가 더 길어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미 경제전반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지 오래다.

이제 계절까지 이렇게 가라앉게 되면 정말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너무
무거울 수 있다.

아마도 이 점이 정부여당으로선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

더욱이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로 국민들의 심정이 더 착잡해지고 있어
무언가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안정에 초점을 두던 경제정책이 활력을 불어 넣으려는
정책으로 변화한다는 생각도 해볼수 있다.

만일 그럴 경우 가장 먼저 생각해 볼수 있는 것이 금융시장 개방과
자본이동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방법이다.

바로 그 정책이 지난 주말에 발표되었다.

또한 대통령이 지난번 해외순방에 동행한 기업인들에게 경제활성화에
협력해줄 것을 다시 당부한 것도 이런 분위기 조성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간다면 정부는 이를 위해 저축증대정책 강화와
재할인금리 인하 상업차관 허용 등 금리안정과 자금수급개선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추진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만일 그런 분위기전환이 필요하다면 바로 지금이다.

아니면 9월말 주가는 아주 위태롭기 짝이 없다.

우선 기술적으로 월말 주가가 774포인트를 확보하지 못하면 증시에선
드물게 5개월 연속하락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물론 그 기록이 세워질때 증시에 주는 충격은 아마도 750선 붕괴로
나타날수 있고 그 이상의 충격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증시는 중대 고비에 처해 있다.

만일 이대로 두면 주가는 다시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경기활성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저가 대형주 등이 중심이
되어 다시 수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기를 부추겨 활성화 시키는 것이 온 국민이 지지하는 정책인지는
논외로한 얘기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