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 김희영.김남국 기자 ]

무장공비 소탕작전 6일째를 맞고 있는 군수색대는 23일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칠성산 (해발 9백54m) 일대에 대규모 병력과 화력을 투입해 막바지
저인망식 수색작전을 계속했다.

군수색대는 무장공비 잔당들이 아직 잠수함 좌초지역으로 부터 반경
50km의 포위망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조기 소탕을 위해 전날 밤과
이날 새벽에 총격전이 있었던 칠성산일대 이상징후 지역에 대한 포위망을
좁히며 정밀 수색작업을 전개했다.

또 산세가 험하고 바위 등 은폐.엄폐물이 많은 칠성산과 인근 화비령
일대에 공비들이 은신해 있을 것으로 보고 날이 밝으면서 매복조의 철수와
동시에 곧바로 특전사 수색대를 공중 투입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수색작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1명 이상의
무장공비의 출몰이 계속되고 있는 칠성산 지역에서 별다른 전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무장공비 수색작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군의 피해와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새벽 6시40분께 칠성산 일대에서 매복작전에 참여했던 "이기자"부대
소속 윤성호병장과 김재영상병이 도주하는 무장공비와 교전중 각각 가슴과
머리에 총상을 입고 국군강릉병원과 아산재단 강릉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 6시30분께는 칠성산 작전지역에 송이채취를 위해
들어갔던 주민 안상영씨 (56.강릉시 구정면 구정리 4반)가 우리 군 수색대의
오인사격을 받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브리핑에서 "무장공비 퇴로를 차단하기 위해
매복작전중인 비호부대원들이 작전지역 전방에서 움직이는 안씨를
무장공비로 보고 일제사격을 가한 오인사격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한편 군은 이날 무장공비 은신 예상지역 내 독립가옥 등에 대해서는
현지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주민을 대피시키도록 했으며 대피시에는
집안의 식량 등 먹을 것을 남겨놓지 않도록 당부했다.

이와함게 정예요원으로 추정되는 무장공비 잔당들이 이미 우리 군의
포위망을 벗어나 중요 시설물에 대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 시설물
주변에 병력을 증원 배치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