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가 살림살이를 뒷받침할 세입예산(일반회계기준) 67조7천8백억원
은 내국세 관세등 국세 징수분 64조2천3백억원과 주식매각수입등 세외수입
3조5천4백억원으로 충당된다.

이같은 세입예산은 올해보다 12.8% 증가한 수준이다.

국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내국세는 52조1천58억원으로 올해
세입예산 대비 12.8% 늘어난다.

또 교통세가 6조1천4백94억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28.9%, 관세를 비롯한
기타 세입이 5조9천7백67억원으로 올해보다 17.6% 증가하는 것으로 각각
짜여 있다.

교통세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재원 확보와 유류
소비억제를 위해 휘발유 탄력세율을 기존 종량세액 기준으로 20% 인상,
7천5백억원을 더 거둬들이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당 7백10원인 휘발유가격은 내년도에 87원 12.3%의 인상요인이
생기게 된다.

관세를 올해 세입예산 대비 18.3%나 늘어나는 것으로 예상한 것은 수입은
크게 늘어나지 않지만 예상 환율을 올해 달러당 7백50원에서 내년에는
8백원으로 높여 잡았기 때문이다.

내국세 중에서는 소득세를 올해 예산보다 19.6%나 많은 17조3천5백12억원
으로 책정한데 비해 기업들로부터 거두어 들이는 법인세는 내년의 경기침체
를 반영, 7.7% 증가한 9조9천7백억원으로 잡았다.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는 올 예산보다 16.7% 늘어난 18조6천9백억원으로
정했으며 상속.증여세는 세법 개정에 따른 세입감소분을 반영, 올해보다
8.2% 줄어든 1조1천7백억원으로 책정했다.

내년 세외수입은 올해 세입예산 4조5백15억원보다 12.4%나 감소한 것으로
이는 정부주식 매각물량을 올해 보다 크게 줄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기업주식매각은 주식시장사정에 의존할수 밖에 없어 내년도 세수
전망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편 지방양여금이나 교육세,농특세 등 국세중에서 특별회계로 들어가는
세금은 모두 9조9천5백38억원으로 올 예산보다 18.3%, 올해 전망치보다는
26.0%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교육세는 담배와 유류에 대해 본격적으로 과세됨에 따라 올해
예산보다 33.1% 증가한 5조8천3백96억원으로 계상됐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의 국세세입과 지방세세입(19조9천억원)등을 모두
감안하면 국민1인당 조세부담액은 올해보다 13.5% 증가한 2백6만3천원
(조세부담율 21.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총조세중에서 직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2.8%로 올해 예산기준 54.2%
보다 낮아져 조세형평성이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간접세인 부가가치세가 크게 늘고 상속 증여세세수가 감소한 부분도 여기에
포함된다.

결국 경기침체속에서도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지속한 내년도 예산안은
서민들의 호주머니에 크게 의존해서 짜여진 셈이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