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자금시장이 심상치 않다.

고려 교보 대신 등 3개증권사가 지난 23일 타입대를 일으킨데 이어
24일에도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20%까지 치솟았다.

그런가 하면 당좌대출도 급증, 소진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화나 금리가 안정될 것"이라는 그동안의 전망을 무색케하는 현상들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금시장이 꼬이고 있는 원인은 <>추석자금수요급증 <>제2금융
기관의 방만한 자금운용 <>제1, 2금융권간 자금흐름차단 등으로 분석된다.

추석자금수요는 올 경기불황을 반영, 의외로 빨리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방출하는 현금통화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6일동안(영업일
기준) 4,800억원 나갔다.

작년 같은기간에 1조2,600억원이 환수된 것고 비하면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은 "올 경기하강이 본격화됨에 따라 추석연휴를 앞당기는 업체가
많아져 추석자금수요가 빨리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추석전
10일동안 4조원이상의 현금통화가 방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현상을 반영, 7대시중은행의 당좌대출은 지난 9일동안 2조2,450억원
증가, 지난 23일 현재 당좌대출소진율은 연간 최고수준인 40.7%%까지
상승했다.

이같은 자금수요로 인해 금융권에 자금부족현상이 발생, 자금시장이
꼬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등의 방만한 자금운용도 금리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증권사들은 "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는 한은의 발표만 믿고
이달들어 지난 20일까지 8,200억원어치의 증권을 순매입하는 등 자금을
방만히 운용했다.

이 자금은 콜로 충당했다.

그러나 콜자금이 돌지않자 증권사들은 자금부족상태에 직면, 25개월만에
처음으로 타입태를 일으켰으며 단기금리를 급등하게 만들었다.

돈이 은행권에만 맴도는 것도 주된 이유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2조8,000억원을 은행들에게 지원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남는 자금을 제2금융기관에 콜로 운용하기를 꺼려
은행지준은 1조1,000억원가량 남는데도 제2금융기관은 자금부족을 겪는
사태를 초래했다.

한마디로 금융권전체의 자금사정은 괜찮은데도 돈이 돌지 않음으로써
금리급상승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추석이 지난후 금리상승세가 수그러들지 여부다.

박철 한은자금부장은 "금융권 전체적인 유동성은 괜찮은 편이므로 추석후
시장금리는 다시 하향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장참여자들은 1, 2금융권간 돈흐름이 막혀 있는한 시장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