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애호가가 늘어났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술품=고가품" 혹은 "사치품"이며 따라서 자신은 미술품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미술품의 값을 묻는 것을 쑥스러워 한다.

이때문에 정작 전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어도 가격을 묻지
못해 못사는가 하면, 거꾸로 자신이 작가라고 주장하는 사람으로부터
터무니없는 값에 투자가치는 물론 예술성이 거의 없는 작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미술품에 처음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화랑보다 중간상등 비공식경로를
통해 작품을 구입함으로써 후에 환금은 물론 진위여부로 어려움을 겪는것
등도 비슷한 이유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미술품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싸지만은 않으며
작가에게 작품값을 묻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미술품을 실물투자의 대상으로 선택했다면 작품성과 작가의 성장
가능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어디까지나 화랑 등
공식 유통경로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화랑이나 전시회장에서 작품을 샀을 때라야 교환이나 환금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술품에 투자하려면 믿을 만한 화상을 선택, 꾸준히
교류하면서 작가와 작품에 대해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독자적인 안목을
키워가야 한다.

수채화 "계림"을 내놓은 박기태씨는 국내에 드문 수채화전문 중진작가,
판화 "바이얼린 적.청"의 작가 아르망은 세계적인 조각가로 다양한 판화를
제작하고 있다.

< 박성희 문화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