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란 분장회청사기의 준말이다.

청자에 백토를 씌워 만든 것으로 40년대초 개성박물관장을 지내며
우리 도자기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미술사가 고유섭 선생 (1905-1944)이
붙인 이름이다.

당시 일본인들은 우리 분청자를 미시마 (삼도)라고 불렀는데 고선생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분청자 즉 청자에 분을 입힌 자기로 명명한 것.

분청사기는 흔히 한국적인 미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는 소박한 가운데 자유분방하면서도 회화적인 미를 간직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청사기중 분청철화는 백토분장 위에 철분안료로 그림을 그린 것이며,
인화분청은 도장으로 무늬를 찍은 뒤 백토를 메우고 유약을 발라 구운
것이다.

귀얄분청은 굵은 풀비같은 붓으로 쓸어내려 무늬를 만든 것, 덤벙분청은
백토물에 덤벙 담가 만든 것이다.

덤벙분청은 담금분청이라고도 불리며 백토가 두껍게 묻어 얼핏 백자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가 있는 분청사기는 고려말기 상감청자가 쇠퇴한 뒤
등장, 15~16세기에는 그 생산량이 백자를 능가할 정도였으나 16세기말
임진왜란을 분기점으로 점차 사라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