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심장수술을 견뎌낼수없을 정도로 복잡한
건강상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러시아 정가에서는
23일 공산당을 중심으로 그에 대한 하야압력이 거세게 일었다.

겐나디 셀레즈뇨프 국가두마(하원)의장은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 회견을
통해 옐친 대통령이 건강상 문제점 때문에 수술도 받지 못하고 업무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될 경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사임문제를 스스로 숙고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대통령이
업무를 줄여도 좋을만한 상황에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에서 옐친과 각축을 벌였던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에코 모스크바 방송에서 "마치 러시아가 권력공백 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면서 옐친의 사임결정을 촉구했다.

옐친 진영의 예고르 가이다르 의원도 "대통령의 와병으로 현 정치, 경제
상황에 꺼림칙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심장수술이 성공해 정국
안정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주식시장도 이날 시세가 3% 하락하여 옐친의 건강문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이와관련, "러시아는 권력구조적 문제를 헌법에
명시해 두고 있기 때문에" 옐친의 건강으로 인한 불안정성에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양국관계도 정상적이고 긍정적으로 유지되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옐친대통령의 공보비서실은 "수술은 아마도 이달중에는 실시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종결정은 25일 집도의사들 회의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보실은 그러나 옐친의 수술 성공률이 50%선에 불과하며 현재는 하루
15분정도밖에 집무를 못하는 상황이라는 파이낸셜타임스지의 보도를 부인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