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수출차종을 고급화했지만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단가는 오히려 하락해 "실속없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말까지 수출된 국산
자동차의 평균 수출단가는 6천8백8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천9백73달러
에 비해 88달러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중 수출대수는 73만1천7백45대로 지난해의 62만8천6백67
대에 비해 16.4% 증가했지만 수출금액은 50억3천8백33만달러로 지난해의
43억8천3백68만달러에 비해 14.9% 증가하는데 그쳤다.

차종별로 지난해와 올해의 수출단가를 비교해 보면 승용차는 6천7백76달러
에서 6천7백35달러로 41달러가, 상용차는 8천1백79달러에서 7천9백55달러로
2백21달러가 각각 하락했다.

그러나 이 기간중 승용차의 크기별 수출비중은 경차와 소형차가 지난해
62.6%에서 올해 59.5%로 줄어든 반면 준중형차는 26.3%에서 29.8%로,
중형차는 5.8%에서 6.2%로 증가하는 등 수출차종은 고급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차종의 고급화에도 불구, 수출단가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가장 큰
경쟁상대인 일본업체들이 엔화 약세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가격인하 공세를
벌이는 바람에 국내업체들도 수출가격을 동결하거나 내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반 제조경비의 인상에 따라 자동차 수출가격을 10%정도는
올려야 하지만 일본업체들의 가격인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다행히 원화가 약세여서 현재 가격을 유지할수
있지만 원화가강세로 돌아설 경우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