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현장에선 지금...] (13) '동국무역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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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철이 채 끝나지 않은 지난 8월18일 일요일 서울 동국대학교의
한 강의실.
동국무역 사원들이 문제지를 앞에 두고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토익이나 토플시험이 아니다.
"신용장 통일규칙"에 관한 시험이었다.
동국무역은 신용장을 잘못 작성하거나 판독을 못해 발생하는 낭비요인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는 6개월에 한번씩 이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70점이상을 못받은 사람은 6개월후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여기서도 통과하지 못하면 진급에서 누락시킨다.
신용장을 잘못 작성해 클레임을 당하거나 엉뚱한 비용낭비를 초해하는
것을 맞기위한 조치로 본사 3백30명의 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실시한
첫시험에서는 합격률이 80%에 그쳤으나 8월 시험에서는 90%대로 높아졌다고
김종진 외환팀부장은 말했다.
다른 업종은 올들어서야 불황을 실감하며 감량경영 등 불황타개책을
부르짖고 있지만 섬유업종 특히 직물수출업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그만큼 섬유업종의 불황타개를 위한 노력도 일찍 시작됐다.
그래서 동국무역의 불황타개책은 "원론"을 지나 이미 이처럼 "각론"수준에
이른 것이다.
절약차원을 지나 "재절약"단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동국의 불황타개책은 그런만큼 다른 회사와 달리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다.
통신비 탁송료 출장비에 대한 원가절감 노력을 보면 그렇다.
통신비를 줄이기 위해 저렴한 외국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는 건 기본이다.
상담을 하다 바이어가 요구해서 통화가 길어지면 즉각 "콜렉트콜"(수신자
부담전화)로 전환시킬 정도다.
지금까지 대구공장에서 서울로 갖고와 발송하던 샘플도 탁송료를 아끼기
위해 대구공장에서 곧바로 발송키로 했다.
해외출장도 바짝 조이고 있다.
이전에는 3년차 이하 직원도 경험을 쌓기 위해 보냈지만 지금은
"곧바로"상담을 끝낼 수 있는 고참직원들만 보내고 있다.
또 해외주재원을 최대한 활용해 본사 직원들의 지사 및 지사인근지역으로
출장은 최소화하고 있다.
동국은 이와같은 원가절감노력을 통해 일반관리분야의 경비를 유동성
비용을 25%정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수출관리비용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대폭 줄였다.
패킹 시스템을 바꿔 선임료를 낮춘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에는 5만야드의 직물을 선적할 때 3만5천야드짜리
컨테이너 두개 중 하나는 2만야드정도의 빈 공간을 둘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공간을 협력업체에 내주고 있다.
같은 지역에 같은 품목으로 수출하는 동종업체끼리 서로 협조해
수출시 컨테이너의 빈공간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배로 운송할 것을 납기를 못마춰 비싼 "에어 플라이트 차지"를
물어가며 비행기로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납기준수를 철저히
하고 있다.
동국 관계자는 수출관리분야의 원가절감노력을 통해 월 1억6천만원의
수출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총 수출관리비용의 약 15%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동국이 목표로 하고 있는 총원가절감액은 53억원.
"이중 악 5억원을 직원복지비용으로 활용함으로써 사원들이 원가절감의
효과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원가절감운동의 궁극 목표"라고 이갑수
관리1본부장(이사)은 말한다.
불황타개를 위해 동국이 추진하고 있는 또하나의 전략은 수출시장
다변화.
그동안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판단해 동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선을
바꿔 나가고 있다.
"홍콩에 대한 수출비중을 현재의 42%에서 점진적으로 30%정도로
줄여나가는 한편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유럽지역에 대한
수출을 늘려나가 이 지역의 수출비중을 15%에서 25%로 늘려나갈
계획이다"(도태징 수출영업담당이사)
동국무역은 "군살빼기"의 일환으로 지난 94년부터 95년까지 본사직원을
4백50명에서 3백70명으로 감축했다.
그로인해 한때는 부도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동국의 "불황타개 작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은 나름대로 불황에 버틸 수있는 체질을 갖추었다고
자평한다.
백영기동국무역회장은 임원회의에서 "앞으로 1년만 고생하라"는
말을 자주한다고 한다.
1년후면 그동안 추진해온 "불황타개작전"의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란
얘기다.
동국무역 관계자는 "올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출목표를 작년보다
15% 늘어난 4천8백여억원으로 잡고 있다"며 "작전"의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6일자).
한 강의실.
동국무역 사원들이 문제지를 앞에 두고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토익이나 토플시험이 아니다.
"신용장 통일규칙"에 관한 시험이었다.
동국무역은 신용장을 잘못 작성하거나 판독을 못해 발생하는 낭비요인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는 6개월에 한번씩 이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70점이상을 못받은 사람은 6개월후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여기서도 통과하지 못하면 진급에서 누락시킨다.
신용장을 잘못 작성해 클레임을 당하거나 엉뚱한 비용낭비를 초해하는
것을 맞기위한 조치로 본사 3백30명의 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실시한
첫시험에서는 합격률이 80%에 그쳤으나 8월 시험에서는 90%대로 높아졌다고
김종진 외환팀부장은 말했다.
다른 업종은 올들어서야 불황을 실감하며 감량경영 등 불황타개책을
부르짖고 있지만 섬유업종 특히 직물수출업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그만큼 섬유업종의 불황타개를 위한 노력도 일찍 시작됐다.
그래서 동국무역의 불황타개책은 "원론"을 지나 이미 이처럼 "각론"수준에
이른 것이다.
절약차원을 지나 "재절약"단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동국의 불황타개책은 그런만큼 다른 회사와 달리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다.
통신비 탁송료 출장비에 대한 원가절감 노력을 보면 그렇다.
통신비를 줄이기 위해 저렴한 외국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는 건 기본이다.
상담을 하다 바이어가 요구해서 통화가 길어지면 즉각 "콜렉트콜"(수신자
부담전화)로 전환시킬 정도다.
지금까지 대구공장에서 서울로 갖고와 발송하던 샘플도 탁송료를 아끼기
위해 대구공장에서 곧바로 발송키로 했다.
해외출장도 바짝 조이고 있다.
이전에는 3년차 이하 직원도 경험을 쌓기 위해 보냈지만 지금은
"곧바로"상담을 끝낼 수 있는 고참직원들만 보내고 있다.
또 해외주재원을 최대한 활용해 본사 직원들의 지사 및 지사인근지역으로
출장은 최소화하고 있다.
동국은 이와같은 원가절감노력을 통해 일반관리분야의 경비를 유동성
비용을 25%정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수출관리비용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대폭 줄였다.
패킹 시스템을 바꿔 선임료를 낮춘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에는 5만야드의 직물을 선적할 때 3만5천야드짜리
컨테이너 두개 중 하나는 2만야드정도의 빈 공간을 둘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공간을 협력업체에 내주고 있다.
같은 지역에 같은 품목으로 수출하는 동종업체끼리 서로 협조해
수출시 컨테이너의 빈공간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배로 운송할 것을 납기를 못마춰 비싼 "에어 플라이트 차지"를
물어가며 비행기로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납기준수를 철저히
하고 있다.
동국 관계자는 수출관리분야의 원가절감노력을 통해 월 1억6천만원의
수출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총 수출관리비용의 약 15%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동국이 목표로 하고 있는 총원가절감액은 53억원.
"이중 악 5억원을 직원복지비용으로 활용함으로써 사원들이 원가절감의
효과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원가절감운동의 궁극 목표"라고 이갑수
관리1본부장(이사)은 말한다.
불황타개를 위해 동국이 추진하고 있는 또하나의 전략은 수출시장
다변화.
그동안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판단해 동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선을
바꿔 나가고 있다.
"홍콩에 대한 수출비중을 현재의 42%에서 점진적으로 30%정도로
줄여나가는 한편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유럽지역에 대한
수출을 늘려나가 이 지역의 수출비중을 15%에서 25%로 늘려나갈
계획이다"(도태징 수출영업담당이사)
동국무역은 "군살빼기"의 일환으로 지난 94년부터 95년까지 본사직원을
4백50명에서 3백70명으로 감축했다.
그로인해 한때는 부도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동국의 "불황타개 작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은 나름대로 불황에 버틸 수있는 체질을 갖추었다고
자평한다.
백영기동국무역회장은 임원회의에서 "앞으로 1년만 고생하라"는
말을 자주한다고 한다.
1년후면 그동안 추진해온 "불황타개작전"의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란
얘기다.
동국무역 관계자는 "올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출목표를 작년보다
15% 늘어난 4천8백여억원으로 잡고 있다"며 "작전"의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