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살의 신예기사 김성룡 사단이 세계 바둑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김사단은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계속된 제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대회 본선 2회전에서 일본의 강타자 다케미야 구단을 150수만에
불계로 물리치며 8강전에 진출했다.

김사단은 이에 앞서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본선 1회전에서도 일본의
고바야시 구단에 255수만에 신승을 거둬 대회 첫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사단은 내달 28일 부산에서 계속되는 준준결승에서 "한국기사 킬러"로
유명한 일본의 노리모토 9단과 대국하게 되는데, 만약 이 대국마저 승리할
경우 일본바둑을 초토화시키며 4강에 오르는 드라마를 연출하게 된다.

한편 본선 2회전에서 김사단을 비롯한 5명의 한국기사가 8강에 진출했고,
일본은 2명, 중국은 1명이 8강대열에 각각 합류했다.

이번 본선 2회전에서는 조훈현 구단이 일본의 요다구단에게 패해
아쉬움을 남겼고, 일본에서 대삼관을 노리고 있는 조치훈 구단도 서봉수
구단이 쳐놓은 덫에 걸려 중도탈락하고 말았다.

준준결승에 오른 한국기사는 이창호 구단과 유창혁 구단, 서봉수 구단,
양재호 구단, 김성룡 사단이다.

일본기사로는 요다 노리모토 구단, 고바야시 고이치 구단이 8강에
진출했으며 중국기사로는 류샤오광 구단이 유일하게 4강을 넘보게 됐다.

본선 3회전 (준준결승)과 4회전 (준결승)은 오는 10월28일과 30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