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같은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이나 곤충은 드물다.

이제까지 연구결과를 보면 벌 장수말벌 개미 흰개미등만이 사람과 같은
사회조직을 이뤄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포유동물로는 두더쥐와
비슷한 설치류동물인 "벌거숭이 몰 래트"가 유일하다.

그런데 최근 바다생물중에도 사회생활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과학전문잡지인 디스커버지 최근호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 윌리엄&매리대의 에메트 더피교수는 "시날퓨스 레갈리스"란
학명의 조그마한 새우가 사회생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바다생물중 사회생활하는 생물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새우는 크기가 1.4cm 정도이며 카리브해의 해면에 집단서식하고 있다.

해면은 손가락모양의 기둥이 모여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 기둥마다
서로 다른 집단이 둥지를 틀고 있다.

한 기둥에는 보통 300마리정도의 새우가 살고 있는데 모두가 2.5cm 크기의
암컷이 산란한 자손들.

물론 암컷은 1마리뿐이며 이 암컷과 교미하는 한두마리의 수컷을 제외한
나머지는 개미등과 같은 분업체제를 이루어 배타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집단이 어떻게 둥지를 트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집단에서 떨어져 나온 수컷이 암컷으로 성을 바꾼뒤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수한 조건하에서 암수가 뒤바뀌는 것은 새우에게 있어 흔한 일이다.

더피교수는 "시날퓨스 레갈리스와 같이 공동방어와 종족보존을 위해
공동체생활을 하는 바다생물들이 많이 존재할 것"이지만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