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원가절감운동 ''PI-333작전''으로 불황타개를 선언하고 나섰다.

매년 경비의 30%를 줄이고 3년내 재료비를 30% 낮추며 매출액대비 경상
이익률을 3년내 3%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수익구조를 근본부터 혁신(Profit Innovation)해 불황에도 흔들림 없는
체질을 만들겠다는 운동이다.

''최대 생산, 최대 판매''를 외치며 현장을 누비고 있는 김영귀 기아자동차
사장을 만나 기아자동차의 불황나기 전략을 들어봤다.

-업계가 불황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기아는 어떤지요.

<> 김영귀사장 =불황이라고 해서 인력감축이나 조직개편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대신 원가절감운동에 더욱 가속을 붙인다는 생각입니다.

기아는 과거에도 그랬듯 불황기의 생존전략으로 혁신적 원가절감을 대안
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PI-333작전"이 그것입니다.

-"PI-333작전"이 시작된지 벌써 4개월이 넘었습니다.

성과는 어떻습니까.

<> 김사장 =지난 상반기에만 1천4백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봤어요.

이제 PI-333작전이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입니다.

생산 영업 관리등 모든 부문의 마인드가 원가절감형으로 바뀌었다고
봅니다.

하반기에도 1천5백억원의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적응속도가
빨라 10% 정도 목표를 추가달성하자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원가절감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꼭 불황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경쟁력이 자꾸 떨어지고 있잖습니까.

해외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줄이는 길밖에 없습니다.

-원가절감으로 품질이 저하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을 텐데요.

<> 김사장 =그렇지 않지요.

품질이 떨어지는 원가절감은 누군들 못하겠습니까.

기아는 PI-333운동과 함께 품질혁신운동인 "QIK-156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1년간 대당 클레임비용을 50% 줄이고 품질불량률 60PPM을 달성한다는
겁니다.

내년말까지 PI-333작전과는 별도로 QIK-156작전으로 3백40억원의 수익개선
을 이룬다는게 궁극적인 목표지요.

어쨌든 품질제고는 원가절감에 앞선 최우선 과제입니다.

-상반기 적자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 김사장 =상반기 적자는 노사분규라는 내부적 요인이 컸습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노조가 휴일근무에도 나서고 있고 대형승용차등 상품의
수도 늘어나게 돼 2백억~3백억원의 흑자는 무난할 것으로 봅니다.

PI-333작전의 효과도 있지 않겠습니까.

작년말로 대규모 설비투자는 이미 마무리됐어요.

이젠 투자의 과실을 따는 시기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생산과 판매가 좋아져야 하는데 그쪽은 어떻습니까.

<> 김사장 =제가 사장으로 취임한뒤 입버릇처럼 돼버린 말이 "최대 생산,
최대 판매"입니다.

이 두바퀴만 잘 굴러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 덕분인지 지난 7월에는 7만6천대를 판매해 창사이래 최대기록을
세웠지요.

8월에도 휴가다 뭐다해서 조업일수가 줄었는데도 지난해 8월보다 37%나
생산이 늘었습니다.

9월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수출호조로 결과는 예상보다 괜찮습니다.

특히 수출은 7월이후 연속 월간 3만대를 넘어서는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창사이래 최대 수출입니다.

-너무 쥐어짠다는 얘기도 있는데 불만은 없습니까.

<> 김사장 =쥐어짜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을 하자는 얘기지요.

요즘 본사부문의 임원들과 간부사원들을 1주일에 한번씩 공장 야간근무를
시키고 있습니다.

자동차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자동차공장을 모른다면 회사가 제대로 굴러
가겠습니까.

그래서 임원들보고 공장에 직접 내려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라고 한
것이지요.

연말까지면 성과가 있을 겁니다.

-판매사원에 대한 인센티브제도는 효과가 있습니까.

<> 김사장 =인센티브만 준게 아닙니다.

평균 판매목표를 1인당 4.3대에서 5.3대로 높였습니다.

인센티브만큼 의무도 부과한 것이지요.

영업사원들도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게 이 제도의 핵심
입니다.

시행초기라서 아직 효과를 분석하긴 어렵지만 곧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