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부으면 신장이 나쁜게 아닐까 걱정하게 된다.

신장병의 유일한 증상은 몸이 붓는 것이다.

또 초기증상이 별로 없는데다 참을만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수년을
보내다 병세가 악화된후 병원을 찾기 일쑤다.

신장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혈관 또는 세포안에 있어야할 물이 혈관 또는
세포밖으로 새어나와 조직 탄력성이 좋은 눈꺼풀이나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손과 다리가 먼저 붓는다.

온몸이 골고루 붓고 아침에 특히 증상이 심하고 과로하지 않은 날 오후가
되면 나아지는 특징이 있다.

다리를 손가락으로 누를때 피부가 쑥 들어갔다 얼른 나오지 않으면
신장병에 의한 부종일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신장질환은 사구체신염(신장염)과 신우신염에 속한다.

사구체신염은 신장의 기본단위인 사구체에 외부물질(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이 지나쳐 염증이 생긴 것이다.

혈뇨와 단백뇨를 일으키는데 소변은 유난히 거품이 많고 색이 진하다.

소변검사 혈액검사를 받고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우신염은 오줌이 모이는 신장안의 빈곳인 신우에 세균이 침투해 열이
오르고 소변에 고름성분이 섞여나오는 질환이다.

옆구리통증이 심하고 배뇨한 후에도 불쾌감이 남고 간간이 오한이
나타난다.

남자보다는 요도가 짧은 여성에게서 잘 나타나는데 임신 출산시 배뇨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60대에 접어들어 전립선비대증과 함께 신우신염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신장은 우리몸의 수분 전해질 산.염기 등의 평형, 각종 호르몬의 생성과
분비를 관장하고 노폐물을 걸러 배출하는 곳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형규교수(신장내과)는 "사구체신염은 증상이 견딜만
하기 때문에 무관심하게 지내다가 발병한지 5~15년 뒤에야 고혈압 당뇨병
빈혈 골다공증 식욕저하 등의 중대한 합병증으로 발견하는 경우가 태반"
이라며 "혈액.소변검사로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정밀검사를 통해 합병증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혈액은 온몸을 순환해 사구체신염은 반드시 양쪽 신장에 나타나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렸을때부터 잔병를 자주 앓아온 사람가운데 어른이 되어서도 기침
가래가 없는 감기 몸살에 잘 걸리는 사람은 감기가 아닌 신우신염을 의심할
수 있다"며 "신우신염에 걸리면 신장기능이 약간 떨어지다가 이내
좋아지지만 수년간에 걸쳐 한해 한두번 꼴로 발생할 경우 누적된
조직손상으로 신장이 회복할 수 없게 나빠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구체신염에는 프레드니솔론 사이클로스포린 등과 같은 면역억제제가,
신우신염에는 암피실린 및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가 사용된다.

환자의 상태와 약에 대한 부작용에 따라 의사의 지시를 받아 복용해야
한다.

신장기능이 회복 불가능한 경우에는 복막투석 혈액투석을 통해 노폐물을
걸러내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신장이식이란 좋은 방법이 있지만 이식할 신장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김교수는 "이뇨제는 그자체가 신장에 독성을 띠므로 신장기능에 이상이
생긴 환자가 원인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이뇨제만을 사용할 경우 갈수록
복용량을 증가시켜야 같은 약효를 얻고 결국에는 약을 끊기 어려운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장병을 예방 완화하려면 "염분 육류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
저녁을 적게 먹으며 저녁식사후 2시간뒤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