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픈 씀씀이는 국내에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해외에서 쓰는 경비와 신용카드사용액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30일 재정경제원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신용카드해외이용실적은 모두 2천9백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8%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93년 5천53억원 94년 5천3백9억원에 머물렀던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은 95
년 8천7백57억원에 달해 94년보다 64.9% 늘어나는등 최근들어 증가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신용카드회사별 해외이용액은 비씨카드와 외환카드가 각각 2천8백
82억원과 2천8백58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국민카드 1천4백7억원 삼
성카드 7백39억원등 이들 4개사의 이용액이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이와함께 카드 불법대여를 통한 외화불법유출도 성행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신용카드로 해외에서 현금서비스를 받는등 편법으로 신용카
드를 사용했다가 적발된 이용자는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모두 1천2백37
명이었으며 이들의 이용금액은 2백88만5천달러에 이르렀다.

또 해외로 나간 관광객 1명이 쓰는 관광경비도 93년 1천4백달러 수준
이었으나 95년 1천6백79달러로 급증한뒤 올해도 계속 1천6백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여전히 24.6%나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해외에서의 신용카드사용이 급증하고 외화불법유출도 만연함에 따
라 정부는 신용카드사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올7월부터 모든 신
용카드 해외사용금액분에 대해 개인별 종합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월 5천달러초과 신용카드 해외사용자가운데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사람
에 대한 출입국사실확인을 실시하고 미출국자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편법을 동원해 카드를 쓰고 있어 단속의 효과는 크지 않은
실정이다.

<김성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