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화 < 만도기계(주) 법무팀 이사 >

경제가 어렵다.

올 무역적자가 연간200억달러 예상되는데다 대부분 기업의 수지가 악화되어
가고 있어 샐러리맨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이다.

현재의 난국은 우리 국민이 생산보다 소비가 많고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탓이기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은 물가안정에 우선을 두고 있는 것 같다.

값싸게 소비를 즐기는 것은 좋으나 국제수지와 기업의 수지개선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다음의 제언이 정책수립에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금리인하:우리나라의 저축률은 세계 1,2위를 다투는데 금리는 국제비교로
대단히 높다.

금리가 높은, 또는 높아야만 하는 이유를 경제학자들은 여러 이론을 들어
말하지만 원인은 한가지다.

한국은행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여 시중은행 및 제2금융권에서 거두어
들인 돈이 30조원을 초과한다.

이돈이 유통될 경우 승수효과까지 감안하면 수백조원의 대출 여력을 묶어
두는 셈이다.

통화량 조절을 위해 돈을 묶어둔다고 하겠지만 통안증권을 발행할수록
금융권은 자금이 고갈되어 대출금리가 오르고, 또 수지를 보전키 위해
꺾기를 하니 수치상 통화량이 증가하고 또 이를 조절하기위해 통안증권
발행을 늘리는 악순환이다.

<>자본시장 활성화:우리와 같이 고금리하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은행에 복리로 3년만 예금해도 50% 가까이 불어나는데 굳이 다른 투자행위
(사업 증권투자등)를 할 필요가 없다.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기위해서는 금리를 낮추고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낼수
있게 해야 한다.

자본시장이 활성화할 경우 기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금융권에 대한
대출수요가 줄어 금리는 더욱 하향안정 될 것이다.

<>제품값.사업진입 자유화:소비자보호를 위해 정부가 제품값 인상을 억제
하나 자유경쟁에 맡겨 기업이 적정이윤을 얻을수 있게 해야 한다.

요즘같은 정보와 자본풍요시대에는 기업이 과도한 초과이윤을 기대할수
없어 정부가 가격결정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

신규사업 추진에 정부가 관여하는 경우가 있으나 각기업과 금융기관의
판단에 맡겨야 할 일이다.

단 과당경쟁이 우려되거나 사업성이 부족한 경우에도 그룹의 신용으로
무리하게 일을 벌일 경우가 있어 그룹사간 보증이나 자금대여는 어느정도
제한이 필요할 것이다.

<>퇴직금제도개선.국민연금기여금 인상:퇴직금제도는 국민연금이 실시되기
전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생긴 제도인데, 아직까지도 잔존하여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

또 회사청산시 퇴직금이 우선 변제되어 금융기관 및 일반채권자에 대한
사실상의 담보능력에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미 발생한 퇴직금에 대해서만 인정하여, 향후 발생분은 폐지
하거나 대폭 축소 조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무역수지적자이니 국민소비를 줄이기 위해 국민연금기여금 비율을
인상하여 강제 저축케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과소비.불로소득 억제:실명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안될
말이다.

검은 돈이 지하에 보관되고 있으면 통안증권을 발행할 필요없이 통화량을
흡수하고 있어 오히려 감사할 일이지, 굳이 나오라고 유인할 필요도 없고,
그만큼 통화를 풀면 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