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쌍용챌린지국제골프대회 코스가 동해안 무장간첩사태로 인해
용평CC에서 은화삼CC로 29일 돌연 변경됐다.

이같은 코스 변경은 남북대치의 한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상황.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그럴수 밖에 없을
것"이란 이해가 가능하다.

그 "유례없는 골프준비"를 추적해 본다.

<>.일단 은화삼CC는 용평에서 4개월동안 준비해 오던 것을 이틀동안
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대회는 3일부터지만 연습라운드는 1일부터 시작되고 톰 왓슨이나 코리
페이빈은 이미 30일 저녁 입국, 숙소인 리츠 칼튼 호텔에서 컨디션조절에
들어갔다.

샌디라일과 샘 토런스는 1일 아침 입국, 바로 은화삼으로 와 코스를
둘러볼 예정.

은화삼CC는 우선 파의 조정을 둘러싸고 상당히 고심했다.

은화삼의 파는 72.

그러나 프로들의 경우 "거리상으로" 미들아이언으로 투온시킬 수 있는
파5홀이 많기 때문에 파70코스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대두 된 것.

즉 내리막 파5홀들인 1번홀(546야드)와 12번홀(516야드)정도는 파4로
바꿔 대회를 치루자는 얘기였다.

그러나 30일 회의에서 이 의견은 채택되지 않았다.

대회를 주관하는 KPGA측은 "은화삼의 코스 레이팅이 71.23인 전략적
코스이고 그린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굳이 파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은화삼의 그린은 원래 짧게 깍기도 하지만 롤링(다지기)을 제대로 하는
코스중 하나.

그린이나 구조로 보아 그냥해도 재미있을 것이란 얘기이다.

그러나 전동카 코스인 은화삼은 홀간 이동문제를 제시한다.

홀간 거리가 멀고 이동간의 경사가 상당하다는 것.

따라서 클럽측은 3번홀에서 4번홀 사이 등 홀간 이동이 힘겨운 지역은
전동카를 대기시켰다가 이용케한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공식대회가 아닌이상 그 정도의 편의 제공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코스자체적으로는 페어웨이 세팅을 못한 것이 아쉽다.

러프를 10cm이상은 길러야 하는데 그럴만헌 시간이 전혀 없었던 것.

이부분은 세팅된 페어웨이에서의 경기경험이 적은 국내프로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은화삼에서 프로대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

따라서 국내프로들도 거의 라운드 경험이 없다.

국내출전선수들은 30일부터 연습라운드에 들어갔는데 "그린 언듀레이션과
아차하면 트러블인 코스구조로 보아 스코어가 그리 좋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들.

고저차가 심하고 티샷 방향잡기가 어려운 홀이 많기 때문에 아이언 티샷
등 클럽선택부터 고심하는 스타일의 골프가 불가피하다는 분석.

아뭏튼 관중입장에서는 세계적 프로들의 클럽선택양상을 살펴보고
"만들어 치는" 기술샷을 구경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셈이다.

< 김흥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