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해외직접투자 배경과 경제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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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는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해외직접투자가 노동집약적인 경공업 분야에서 이루어졌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전자 자동차 반도체 등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중화학 산업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90년만해도 전체 제조업 해외투자에서 30%에 불과했던 전자 자동차
등 조립금속 부문의 해외투자가 95년에는 50%를 차지하며 전체 해외직접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중화학 분야의 해외투자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규모도 대형화되고 있으며 투자대상지도 과거 동남아지역과 북미지역
중심에서 중국 유럽 중남미 등 세계 전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해외직접투자가 급증하고 투자분야 규모 대상지가 변화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92년 중국과의 수교로 대중국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라든가, 경기호황으로
기업들의 투자여력이 중진된 것도 90년대 초반 이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확대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시적 요인보다는 한국 제조업이 겪고 있는 구조적인
변화에 보다 큰 원인이 있다.
전자 자동차 화학 등 우리나라의 수출과 국내생산을 주도해왔던 주력
산업들은 그동안 지속되어 온 생산요소 가격상승과 신제품 개발 부진,
선진기업 혹은 개도국에 진출한 선진기업과의 경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분야는 세계적인 호황으로 94년과 95년 전체 수출에서 약 16%
수준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96년 들어서는
가격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술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만 등과 같은 개도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6년 반도체 한 분야의 부진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수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지난 몇년간의 수출경기 호황이 얼마나 취약한 구조였던가를 잘
보여준다.
일시적으로 반도체 호황에 가려졌을 뿐 주력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
약화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 약화와 국내시장의 포화상태는 자본생산성 추이에서도 잘
나타난다.
자본의 투자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 자본생산성(부가가치액을
총자산 규모로 나눈 값)은 지난 80년대 말 30%수준을 기록한 이후 95년에는
25%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것은 국내투자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액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쟁력 제고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나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자본
집약적인 중화학 분야의 대기업들에도 큰 과제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몇년간 한국기업들이 추진해온 전략
중의 하나가 세계화전략이다.
국내 투자보다 해외투자가 선호되고 있는 것은 국내보다 저렴한 해외의
경영자원, 즉 노동력이나 자본 토지 등을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현지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강세를 보여온 내부소비재 등 중화학 분야의 경우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대량생산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수적인 것이 시장확보이나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시장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제품개발이나
설비투자로 인한 고정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
과거에는 수출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으나 국제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이제 국내생산만으로는 시장을 개척하는데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내구소비재의 경우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 문화 관습 등을 이해하고 이를
상품에 반영할 때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경쟁력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판매망 확충과 애프터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는 현지경영을 통해 인력을 활용하고 합작 파트너, 공급업체
등과 협력을 강화하는 현지화작업이 필요하다.
WTO 협정 이후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원산지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EU NAFTA 등 경제 블록내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관세를 피할 수 있는 현지생산이 유리하다.
이와 같이 시장확보를 위해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한국기업들만이
아니다.
이미 선진기업들은 과거부터 해외생산전략을 통해 해외시장을 점유해
왔으며 갈수록 세계화전략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세계 초국적기업들은 현재 세계교역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에서 절반은 초국적기업들의 모회사와 해외자회사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기업내무역이다.
초국적기업들이 해외에서 생산기지나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현지에서 올리는 매출액은 세계교역 규모와 맞먹는 5조원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세계 교역의 형태가 갈수록 최종재를 수출하는 형태에서 해외
생산과 현지판매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96년 프랑스정부와 앤더슨 컨설팅회사가 세계 초국적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앞으로 해외시장에 접근하는 수단으로 해외직접투자,
전략적 제휴, 아웃소싱 등이 더욱 중시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해외투자를 통해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 초국적
기업들과 국제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한국기업들은 해외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해외직접투자가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면으로는 주력산업의 국제분업
체제를 통해 산업구조의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양산업의 해외이전과는 달리 국내에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주력산업의
일부 상품과 공정이 해외로 이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해외생산과 국내생산은
분업구조라는 연계성을 갖는다.
해외생산을 통한 국제분업의 형태로는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국제경쟁력을 상실한 상품은 해외에서 저렴한 경영자원을 활용해
생산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의 개발과 생산은 국내에서 수행하는 수평
분업이다.
두번째 형태는 공정간에 이루어지는 수직분업이다.
핵심부품이나 중간재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노동집약적인 조립공정은
해외에서 수행하는 형태, 혹은 단순부품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국내에서
생산공정을 완료하는 형태가 이에 속한다.
이와 같은 국제분업이 이루어질때 국내 모기업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으로 특화하게 되고 경제 전체적으로는 산업구조가 고도화된다.
이러한 국제분업체제가 확산되면 경쟁력을 상실한 최종재의 수출은
줄어들고 대신 해외생산에 필요한 부품 및 중간재 자본재 등의 기업내무역
형태의 수출이 증가하게 된다.
세계교역에서 이러한 기업내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1을 넘어서고
있는 것도 세계기업들의 국제분업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해외생산을 통한 국제분업체제가 성공적으로
구축됐을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일본은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제조업의 해외생산 비중(국내생산
대비 해외생산 비율)이 3%에 불과했으나 86년부터 엔고 및 무역장벽에
직면하면서 전자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해외투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90년에는 해외생산 비중이 5.7%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고 특히 전자산업의
해외생산 비중은 85년 7.4%에서 90년 11.4%로, 자동차 산업은 5.6%에서
12.6%로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가전과 같은 저부가가치 상품의 생산은 해외로 이전됐지만 핵심
부품 자본재 등 고부가가치 상품은 국내에 유지되었다.
그 결과 전자와 자동차 등 가공조립산업이 제조업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년 31%에서 90년에는 46%로 오히려 증가했으며 제조업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0년 63%에서 90년 75%로 증가했다.
해외생산은 세계경제가 글로벌화되는 추세에서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이다.
해외에 생산 판매 연구개발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기업과의 합작투자,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효과적인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우리기업의 성패를 판가름할 것이다.
기업의 해외진출이 계속 확대되어 국내 제조업의 급속한 위축현상, 소위
"산업공동화"가 나타날지는 한국의 산업구조가 세계화시대에 얼마나
유연하게 적응하는가에 달려있다.
국제경쟁력을 상실한 상품은 해외로 이전되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과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되지 않는다면 국내 생산과 고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규모와 해외생산비중을 감안할때 아직 산업
공동화가 일어나고 있다고는 볼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경쟁력을 잃고 있는 국내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신산업 개발과 선진화된
산업구조로의 변화가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공동화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이나
산업단지 조성 등과 같은 국내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제경쟁력이 있는 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다.
기업의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규제완화라든가 창의성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의 정착, 인재를 개발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사회전반의
산업이 이루어질때만이 한국경제는 생산의 글로벌화라는 관문을 지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일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해외직접투자가 노동집약적인 경공업 분야에서 이루어졌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전자 자동차 반도체 등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중화학 산업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90년만해도 전체 제조업 해외투자에서 30%에 불과했던 전자 자동차
등 조립금속 부문의 해외투자가 95년에는 50%를 차지하며 전체 해외직접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중화학 분야의 해외투자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규모도 대형화되고 있으며 투자대상지도 과거 동남아지역과 북미지역
중심에서 중국 유럽 중남미 등 세계 전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해외직접투자가 급증하고 투자분야 규모 대상지가 변화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92년 중국과의 수교로 대중국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라든가, 경기호황으로
기업들의 투자여력이 중진된 것도 90년대 초반 이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확대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시적 요인보다는 한국 제조업이 겪고 있는 구조적인
변화에 보다 큰 원인이 있다.
전자 자동차 화학 등 우리나라의 수출과 국내생산을 주도해왔던 주력
산업들은 그동안 지속되어 온 생산요소 가격상승과 신제품 개발 부진,
선진기업 혹은 개도국에 진출한 선진기업과의 경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분야는 세계적인 호황으로 94년과 95년 전체 수출에서 약 16%
수준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96년 들어서는
가격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술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만 등과 같은 개도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6년 반도체 한 분야의 부진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수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지난 몇년간의 수출경기 호황이 얼마나 취약한 구조였던가를 잘
보여준다.
일시적으로 반도체 호황에 가려졌을 뿐 주력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
약화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 약화와 국내시장의 포화상태는 자본생산성 추이에서도 잘
나타난다.
자본의 투자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 자본생산성(부가가치액을
총자산 규모로 나눈 값)은 지난 80년대 말 30%수준을 기록한 이후 95년에는
25%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것은 국내투자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액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쟁력 제고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나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자본
집약적인 중화학 분야의 대기업들에도 큰 과제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몇년간 한국기업들이 추진해온 전략
중의 하나가 세계화전략이다.
국내 투자보다 해외투자가 선호되고 있는 것은 국내보다 저렴한 해외의
경영자원, 즉 노동력이나 자본 토지 등을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현지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강세를 보여온 내부소비재 등 중화학 분야의 경우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대량생산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수적인 것이 시장확보이나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시장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제품개발이나
설비투자로 인한 고정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
과거에는 수출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으나 국제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이제 국내생산만으로는 시장을 개척하는데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내구소비재의 경우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 문화 관습 등을 이해하고 이를
상품에 반영할 때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경쟁력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판매망 확충과 애프터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는 현지경영을 통해 인력을 활용하고 합작 파트너, 공급업체
등과 협력을 강화하는 현지화작업이 필요하다.
WTO 협정 이후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원산지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EU NAFTA 등 경제 블록내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관세를 피할 수 있는 현지생산이 유리하다.
이와 같이 시장확보를 위해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한국기업들만이
아니다.
이미 선진기업들은 과거부터 해외생산전략을 통해 해외시장을 점유해
왔으며 갈수록 세계화전략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세계 초국적기업들은 현재 세계교역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에서 절반은 초국적기업들의 모회사와 해외자회사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기업내무역이다.
초국적기업들이 해외에서 생산기지나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현지에서 올리는 매출액은 세계교역 규모와 맞먹는 5조원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세계 교역의 형태가 갈수록 최종재를 수출하는 형태에서 해외
생산과 현지판매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96년 프랑스정부와 앤더슨 컨설팅회사가 세계 초국적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앞으로 해외시장에 접근하는 수단으로 해외직접투자,
전략적 제휴, 아웃소싱 등이 더욱 중시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해외투자를 통해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 초국적
기업들과 국제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한국기업들은 해외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해외직접투자가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면으로는 주력산업의 국제분업
체제를 통해 산업구조의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양산업의 해외이전과는 달리 국내에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주력산업의
일부 상품과 공정이 해외로 이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해외생산과 국내생산은
분업구조라는 연계성을 갖는다.
해외생산을 통한 국제분업의 형태로는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국제경쟁력을 상실한 상품은 해외에서 저렴한 경영자원을 활용해
생산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의 개발과 생산은 국내에서 수행하는 수평
분업이다.
두번째 형태는 공정간에 이루어지는 수직분업이다.
핵심부품이나 중간재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노동집약적인 조립공정은
해외에서 수행하는 형태, 혹은 단순부품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국내에서
생산공정을 완료하는 형태가 이에 속한다.
이와 같은 국제분업이 이루어질때 국내 모기업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으로 특화하게 되고 경제 전체적으로는 산업구조가 고도화된다.
이러한 국제분업체제가 확산되면 경쟁력을 상실한 최종재의 수출은
줄어들고 대신 해외생산에 필요한 부품 및 중간재 자본재 등의 기업내무역
형태의 수출이 증가하게 된다.
세계교역에서 이러한 기업내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1을 넘어서고
있는 것도 세계기업들의 국제분업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해외생산을 통한 국제분업체제가 성공적으로
구축됐을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일본은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제조업의 해외생산 비중(국내생산
대비 해외생산 비율)이 3%에 불과했으나 86년부터 엔고 및 무역장벽에
직면하면서 전자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해외투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90년에는 해외생산 비중이 5.7%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고 특히 전자산업의
해외생산 비중은 85년 7.4%에서 90년 11.4%로, 자동차 산업은 5.6%에서
12.6%로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가전과 같은 저부가가치 상품의 생산은 해외로 이전됐지만 핵심
부품 자본재 등 고부가가치 상품은 국내에 유지되었다.
그 결과 전자와 자동차 등 가공조립산업이 제조업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년 31%에서 90년에는 46%로 오히려 증가했으며 제조업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0년 63%에서 90년 75%로 증가했다.
해외생산은 세계경제가 글로벌화되는 추세에서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이다.
해외에 생산 판매 연구개발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기업과의 합작투자,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효과적인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우리기업의 성패를 판가름할 것이다.
기업의 해외진출이 계속 확대되어 국내 제조업의 급속한 위축현상, 소위
"산업공동화"가 나타날지는 한국의 산업구조가 세계화시대에 얼마나
유연하게 적응하는가에 달려있다.
국제경쟁력을 상실한 상품은 해외로 이전되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과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되지 않는다면 국내 생산과 고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규모와 해외생산비중을 감안할때 아직 산업
공동화가 일어나고 있다고는 볼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경쟁력을 잃고 있는 국내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신산업 개발과 선진화된
산업구조로의 변화가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공동화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이나
산업단지 조성 등과 같은 국내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제경쟁력이 있는 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다.
기업의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규제완화라든가 창의성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의 정착, 인재를 개발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사회전반의
산업이 이루어질때만이 한국경제는 생산의 글로벌화라는 관문을 지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