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중 수출실적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85년1월이후 11년8개월만에 처음인 10.4%감소, 3년8개월만인 연3개월째의
전년동월실적 하퇴도 그렇지만 7,8월실적에도 못미쳤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자금수요가 많은 추석을 앞두고 업체마다 앞당겨 실어내기에 현안이
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걱정스럽기만 하다.

전년월비 수출감소율은 7월 4.8% 8월 6.5% 9월 10.4%로 급격이 커지는
양상이기도 하다.

수입이 줄어 통관기준 무역적자가 지난달의 절반수준인 15억달러로
축소됐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소비재수입(45.3%증가)은 계속 늘고
원자재수입(6.5%증가)은 둔화되는 양상이라 이또한 수출부진을 예고하는
일면이 없지않다.

미국 EO등 선진국시장에서 밀리는 양상이 9월에도 이어졌다는 점도
앞으로의 수출전망을 어둡게하는 요인이다.

우리는 이제 상황은 명백해졌다고 본다.

미국 일본등 선진국 경기가 나빠 수출이 안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이미 3.4개월전부터 선진국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더욱 분명하다.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우리 수출이 고개를 들어야할 때가 이미 지났지만,
전혀 나아지는 기미가 없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IMF등으 예측대로 내년에 세계경기기 가 본격적인 활황에 접어들더라도
우리몫은 별게 없을 것이고, 따라서 내년하반기이후 국내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정부전망도 빗나갈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여기서 왜 수출이 안되는지 그 원인을 또 새삼스럽게 따질
필요도 없다고 본다.

고금리 고임금 고지가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부터 손을 대야할지 냉정하게 따져봐야할 시점이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곧 "고비용 저효율"을 단기간내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또 물가 성장 국제수지중 어느 하나도 여유가 없는 국면이기 때문에
수출지원방안을 마련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 경제의 돌파구는 결국 수출이 돼야한다.

내년이후의 고용유지가 피부에 와닿는 현안과제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적정환율에대한 재검토가 긴요하다는 얘기도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민간연구소중 일부는 1달러 836원선을 적정환율이라고 주장한다.

환율인상은 즉각적으로 물가에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 꼭 환영할만한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좀더 긴안목으로 본다면 원화의 고평가는 경제안정 그 자체에
보탬이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수출입등 대외거래
그 자체가 왜곡되기 십상이다.

한국은행등에서 적정환율을 재검토하자는 논의가 일고있는 것도 바로
그런 측면을 감안한 것이라고 본다.

단기적으로 환율을 적정선까지 올려 안정시키고, 장기적인 과제라고할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길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