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18%에서 20%로 확대된 뒤 증시주변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차적인 반응은 과거의 투자한도확대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열기가 상당히 식었다는 것이다.

한도확대 첫날인 지난 1일의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0.20포인트
떨어지는 약보합세에 머물렀고 유입자금도 기대에 못미친 4,929억원에
그쳤다.

이밖에도 예비주문 물량이 지난 4월의 4분의1밖에 안됐고 새로 투자여유가
생긴 32개 종목중 한도가 소진된 종목도 6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외국인 주식투자열기가 시들해진 까닭은 기본적으로 경기하강
국면이 심화되고 경상수지적자가 확대일로에 있으며 시중금리도 강세를
유지하는 등 국내 증시여건이 썩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화절하폭이 연초에 비해 6.6%에 달해 이로 인한 환차손이
엄청나며 최근의 남북관계악화, 막대한 신용물량 등도 외국인 주식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번 경우는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확대를 증시부양책의
하나로 본것 자체가 잘못이었다는 비판도 있다.

우리나라의 OECD가입이 이달중에 확정되면 몇년 안에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자체가 폐지될 예정이다.

따라서 투자한도확대에 의지해서 주가를 올리거나 투자수익을 얻겠다는
생각은 갈수록 의미가 줄어들 것이다.

이번 한도확대로 투자한도가 20%에 달함에 따라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일부 우량주식들을 빼고는 대부분의 종목에서 충분한 매수가 이루어졌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비록 한도가 철폐되더라도 외국인 매수세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증시국제화에 대비해 선진 투자기법을 배우고
증시관련규정및 제도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OECD 가입이후 몇년동안 국내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은 상당한 구조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전반적인 금리하락이 예상되며 환율변동도 민감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잠재성장률이 6%대로 낮아지는 등 안정성장기조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구조적인 변화에 발맞춰 국내 증시의 선진화를 위한 노력이
가속화돼야 하겠다.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대목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출가능성
및 그에 따른 영향이다.

올해들어 원화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매도가
늘었으며 이번 한도확대에 유입된 자금규모도 크게 줄어드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일 올 연말까지 원화환율이 달러당 840원선에 육박하리라는 일부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홍콩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단기성 해외자본이
급속히 유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한도확대에 따른 자본유입으로 원화 절상압력을
걱정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원화절하가 가속화될수 있으며 국내주가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저런 사정을 종합해 볼때 국내 증시의 발전및 우리경제의 안정성장을
위해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로 상징되는 해외자본의 유출입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긴요하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