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데다 지난해까지
5년간 FIAC의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데니즈 르네씨가 강력하게 추천,
한국을 올해의 초대국가로 정하게 됐습니다"

FIAC조직위원장 이봉 랑베르씨(60)는 2일 제23회 FIAC에 한국을
초대국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고 이번 행사가 한국미술을
세계무대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FIAC조직위가 운영난을 덜기 위해 황금시장으로 주목되는 한국
미술계를 끌어들였다는 일부 비난을 의식한 듯 한국의 문화와 경제적
발전이 "한국미술의 해"지정에 주요 동기가 됐음을 거듭 강조했다.

오는 12월 KOEX에서 열릴 서울국제미술제 (SIAF)와 관련, "올해는
외국 화상을 배제하고 한국화랑 위주로 운영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아쉬운 감이 있지만 첫 행사인 만큼 경험을 쌓고 방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그러나 한국의 미술시장 개방과 함께 양국이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침체에 빠진 미술시장의 전망에 대해 "예전에도 어려운 때가
있었지만 작가와 화상의 노력으로 호전됐다.

지금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로 극복될 수 있다고 본다"고 낙관했다.

더욱이 FIAC의 경우 올해는 "그간 개혁을 요구하며 참가를 거부해온
신진화랑을 모두 수용,새롭게 변모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최근의 부진을
씻고 재도약할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35년간 화랑일을 해온 랑베르위원장은 데니즈 르네, 를롱 등과 함께
파리 화랑계를 이끄는 터줏대감.

올해 처음으로 FIAC의 수장역을 맡아 조직위원을 11명에서 24명으로
확대하고 젊은 미술인들을 전폭 수용하는 등의 획기적 조치로 침체에
빠진 FIAC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2월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볼란스키전을 개최하기 위해 올해안에
내한할 예정이다.

< 파리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