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가 합리적 이유없이 남녀간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달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남녀간에 조건을 달리하여 채용하면 이는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반
된다.

이와 같이 직접적으로 남녀간에 조건을 달리하여 차별하는 것을 직접
차별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직원채용시 키 170cm이상, 몸무게 60kg이상이라는 조건을 붙여
결과적으로 여성이 한명도 채용되지 않았다면 이는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일까.

위반이 아닐까.

법해석상에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법조문 그 자체로는 위법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남녀간 채용조건을 달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사가 여성을 배제하기 위해 이러한 조건을 달았다면 이는
명백히 남녀차별시인 조치다.

이에 반해 남녀별로 직접적인 차별을 두지는 않았지만 여성이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워 간접적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것을 간접차별이라고
부른다.

간접차별을 금지시켜야 한다는데는 사회적으로 큰 이견이 없다.

문제는 어디까지를 간접차별로 보아야 하는가에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처럼 "결과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조치"를 모두 간접차별로 인정할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은 법위반이라는
굴레를 둘러써야 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토목회사에서 토목기사자격증 소지자라는 조건을 달아 실질적
으로 남성만 채용하였다면 이것도 남녀차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간접차별은 좀더 엄격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이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우더라도 이 조건이 직무를
위해 필요한 조건이라면 간접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