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PC통신이 종합병원과 의과대학의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사이버병원 가상현실병원 인터넷종합병원 등으로 불리는 각종 컴퓨터통신
가상병원.

이들 병원에 들어가 자신의 증상을 알아보고 온라인 처방을 받으며
가족의 종합적인 건강관리지침을 제공받을수 있다.

바쁜 시간 짬을 내어 종합병원을 찾아 3시간이나 기다렸는데 3분가량
의사와 면담하고 처방을 받았다면 서운한 마음과 궁금증을 달랠수 없을
것이다.

환자는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까에 관심이 많은데 의사는 임상검사결과와
간단한 문진을 토대로 병을 진단하고 처방하고 만다.

이에 비해 PC통신과 인터넷은 네티른이 원하는 만큼 여유있게 진단과
처방을 받을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원하는 의학.건강사이트에 들어면 자가진단의 기준으로 삼을 정보를 얻고
의문나는 점은 해당분야의 권위자에게 물어볼수 있다.

그래도 미진한 것은 상담의사와 진료예약을 하고 직접 찾아가 볼수 있다.

쌍꺼풀수술이나 포경수술을 원할때 어떤 나이와 신체조건에 적합한지,
최신방법에는 무엇이 있고 기존수술에 비해 장단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생하게 확인할수 있다.

수술과정과 도 수술후 변한 모습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멀티미디어
동화상으로 들여다 볼수도 있다.

가정주치의와 사소한 감기, 허리결림, 예방접종부터 성인병 암 성생활에
대한 문제까지 상담할수 있다.

외국 유명의료기관의 인터넷 가상병원은 이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 많다.

반면 국내는 두개의 종합일간지와 5개 종합병원이 정보제공자로 참여하는
초기단계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울산대서울중앙병원 공안과 등이 가상병원을
개설했고 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한림대병원 가톨릭대중앙의료원 삼성의료원
등이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개설된 홈페이지는 병원이용및 진료예약안내, 특수클리닉 이용안내,
연구실적및 논문내용을 담고 있어 아직은 병원을 홍보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의료정보 솔루션제공업체인 비트컴퓨터의 조현정사장은 "의료정보는
지나치게 전문적이어서 이해를 돕기 위해 정지화상및 동화상 자료를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의료정보 인터넷 검색엔진인 "메드마크"를 운영하고 있는
비트컴퓨터는 16명의 의사와 함께 32개 진료과로 나눠 약1만여개의 국내외
의학사이트를 집대성하고 관리하고 있다.

또 대한의사협회 대한가정의학회 등도 조만간 인터넷을 개설, 의학중계실과
건강상담코너를 마련해 건강한 삶의 길잡이와 가정주치의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인터넷가상병원에 매료된 부산대신성모정형외과 신일도원장은 "인터넷
가상병원은 의료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이용하는 전화번호부와 같다"며
"전문성과 보편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가 큰과제"라고 말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