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카드는 지난해 10월부터 1년동안 국내외 카드 사용으로 100억원으로
국제수지흑자를 냈다.

외국인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한 실적이 내국인의
해외사용규모보다 100억원 많았다.

카드가 국제수지적자의 주범이 아님을 증명해 보였다.

한사람당 카드 사용액은 월87만원으로 국내수위를 차지했다.

악성연체율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가장 낮은 0.4%에 머물렀다.

동양카드가 대표적인 노사분규업체였던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거듭
태어난지 1년만에 ''무서운 아이''로 변신한 것이다.

1일로 한돌을 맞은 동양카드의 초대 구자홍사장은 ''서비스 차별화로
고품격을 달성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지난 1년을 되돌아 본다.

구사장은 ''연회비를 비싸게 받는 대신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 그 이상을
돌려준다''는 전략을 짰다.

최고 8만원까지 연회비를 받으면서 골프 상해 카드 구매물품보상 등
보험무료가입서비스와 골프장 주중예약서비스를 선보였다.

연회비를 내지 않은 회원들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일찌감치 ''질위주 경영''을 시범 보인 셈이다.

안으로는 근무분위기를 다지는데 신경을 쏟았다.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에는 회사근처의 호프집을 전세내 ''호프데이''라는
맥주파티를 열었다.

구사장은 가장 먼저 나와 맨나중까지 자리를 지켰다.

밤 12시에 호프집을 나선다.

그러나 목적지는 집이 아니다.

가맹점 계약을 위해 현장을 뛴 다음 밤 10시가 넘어서야 파티에 모습을
드러내는 모집설계사들과 2차를 가기 때문이다.

최고 경영자가 사원들과 몸으로 부대끼면서 인수기업의 약점을 이겨낸
것이다.

아멕스 관계자들이 붙여준 ''핫블러드(Hot Blood)''라는 닉네임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그는 요즘 만나는 행시 13회동기들이나 동료들에게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카드공부를 시키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곰발바닥을 먹거나 카지노를 들락거리는 사람들은 카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용할 수도 없어요"

카드가 과소비와 국제수지적자의 주범이 될수 없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준다.

아울러 카드남발에 따른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카드 발급때 연회비를
받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점을 건의한다.

"행정기관은 가이드 라인만을 설정해주고 업계는 그 틀안에서 자율적으로
영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구사장의 지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