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부터 강원지역의 설악산.오대산 등의 정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단풍은 서서히 남하, 중부산악을 물들여가고 있다.

이번달 들어서는 전국의 산들이 본격적으로 노랑색과 붉은색 등 원색의
물결로 장관을 이루게 된다는 소식이다.

바야흐로 단풍산행 계절이 다가왔다.

이맘때면 설악산 내장산 등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단풍인파를 피해 한적한 곳을 찾아 호젓하게 가을산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맛.

덜 알려져 있지만 가을단풍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산들을 소개한다.

(도움말:조승렬팬더산우회 회장)

======================================================================

<< 지리산 반야봉 >>

백두대간의 출발점으로 3개도에 걸쳐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지리산
(1,915m)은 특히 뱀사골과 피아골이 단풍의 백미로 알려져 있다.

남원에서 시작되어 지리산 주릉의 화개재로 올라가는 14km의 뱀사골
계곡은 지붕을 단풍으로 엮은듯이 울긋불긋한 단풍천지로 뒤덮인다.

오룡소 탁룡소 뱀소 병풍소 등 짙푸른 기가 청동빛의 소(소)로 연이은
골을 따라 뱀사골산장까지 오르는 산행을 하면 더 이상가는 단풍구경은
다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찬사가 나올만큼 그 단풍이 아름답다고
한다.

뱀사골 계곡을 따라 오르면 반야봉이 나온다.

이곳에서 피아골을 거쳐 연곡사로 하산한다.

피아골 또한 단풍의 명소다.

과거 빨치산 토벌대의 치열한 전투로 이곳의 단풍은 붉다 못해 피빛을
연상케 한다.

<>교통 = 호남고속도로-전주IC-임실-남원-88고속도로-지리산IC-인월-
산내-반월로 가면된다.

대중교통은 남원에서 반원까지 운행하는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 장성 백암산 >>

호남선 백양사역에서 13km 떨어진 백양사는 주변에 장성호 입암산성 등
수많은 관광명소와 바위가 희다는데서 유래한 백학봉의 신비까지 간직한
단풍명소이다.

백양사는 이웃한 내장사에 비해 호젓한 편이지만 깊고 그윽한 정취는
오히려 내장사를 웃돈다.

백양사 일대를 걷다보면 한껏 어우러진 단풍터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백학봉 중턱에 위치한 영천굴에서 옛날 쌀이 나왔다는 전설이
전해져 신비감이 더한다.

백양사를 둘러본 후 백암산으로 산행을 한다.

백양사에서 꼭두재를 지나 내장산으로 넘어가는 코스는 등살로가
완만한 데다 2시간 정도 밖에 소요가 안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교통 = 호남고속도로에서 백양사IC로 빠져나와 동쪽으로 10km 달려
장성호를 지나 약수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백양사 주차장이 나온다.

대중교통은 장성까지 고속버스나 열차를 이용한다.

장성에서 백양사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군내버스가 있다.

<< 가평 명지산 >>

명지산(1,267m)은 경기도에서 화악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덩치가 크다보니 그 자락에 형성된 계곡도 그만큼 깊어 단풍경치가
일품이다.

명지산 익근리계곡은 "작은 천불동"이라 불릴만큼 가을경치가 좋다.

익근리마을 도로변에는 승천사입구를 나타내는 푯말이 있다.

승천사에서 계곡이 크게 갈라지는 분기점에 도달하면 송림을 뚫고
길이 나 있는 지점을 통과하게 된다.

이때무터 단풍밭이 전개된다.

이곳까지는 계곡입구에서부터 1시간 거리다.

계곡을 더 들어가면 오른쪽 계곡으로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이길을 따라 오르다가 왼쪽의 가파른 지릉으로 올라서면 1,079m봉이다.

이곳을 지나 주릉선이 붙으면 30분이면 정상에 오른다.

익근리에서 출발 정상에 오른뒤 되돌아 가는데 총 6시간 정도 소요된다.

<>교통 = 교문동 사거리에서 46번 경춘국도를 타고 가평읍까지 간다.

가평읍에서 북면을 지나 왼쪽으로 가면 익근리 명지산 입구다.

대중교통을 이용할땐 가평터미널서 적목리행버스(1일4회 운행)를
타고 익근리에서 하차한다.

<김형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