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는 연출자의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얼마만큼 개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요.

다큐멘터리 제작의 경우에는 있는 그대로를 화면에 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수웅다큐서울대표(50)는 따라서 자본이나 인력보다 연출자의 "작가
정신"이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기본요소라고 역설한다.

그는 원맨프로덕션을 고집하는 방송인.

원맨프로덕션은 프로듀서 혼자 찍고 편집하며 글도 쓴다.

해설과 인터뷰도 직접 한다.

다큐서울은 원래 원맨프로덕션으로 출범하지는 않았다.

KBS PD 출신인 정씨가 85년 설립할 당시에는 직원이 20명이상이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92년부터는 혼자 제작하고 경영하며 섭외한다.

21세기에는 이같은 원맨독립프로덕션만 살아남으리라는 것이 정사장의
주장이다.

디지털편집기등 첨단장비가 발달하고 화면전송등을 자유자재로 할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따라서 "어떻게" 만드느냐보다 "무엇을" 담느냐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무역일꾼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있다.

지난해 "애환의 반세기" "망향의 섬"등의 프로그램을 일본 NHK에 팔았다.

혼자 벌어들인 외화만 4만달러.

수상도 숱하게 했다.

자신이 제작, MBC에서 방영한 "캄차카의 잃어버린 50년"은 94년
방송위원회제정 올해의 가장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91년에는 "솟대의 꿈"으로 국제통신영화제에서 골든안테나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2년짜리 장기기획을 구상중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등 동아시아의 100년사를 되돌아보는 거대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중국과 일본을 벌써 몇번 왕래했다.

"다큐멘터리만 계속하고 싶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은 인류의 공통언어이지요.

그것이 더욱 리얼하고 감동을 줄 때 다큐는 살아납니다"

그의 꿈은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고 나아가 청소년영상센터를
설립하는 것.

올바르고 정확한 교육만이 장인정신을 가진 연출자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정사장은 최근 설립된 한국프로덕션연합회부회장을 맡았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5일자).